7월 마지막 휴일에 다녀왔었던 쿠모토리 산행기이다.
이 날의 산행은 나의 여러차례에 걸친 산행에서도 꽤 색다른 경험이라 할 수 있다.
1박 2일의 산행을 하면서 일본의 산장에 처음으로 숙박을 해보았으니.
최근 홀로 산행을 종종 하다보니, 나처럼 여자건 남자건 혼자 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예를 들자면, 이 날 밤 묶은 산장에서 한 방에 머무른 여자들 4명(나 포함)이 모두 솔로 산행자였다!
나에게 산행을 즐기는 이유는 그다지 특별하지않다.
평소 시달리던 일들이나 걱정들에서 멀리 떨어져서
자신의 체력적인 한계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는 점이니까.
그러나 혼자하는 산행은 사실 일본에 오기 전까지는 해본적이 없었다.
왠지 위험할것 같았다고나 할까?
산은 친구와 가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아는 지인이 없는 상황에서 누구에게 같이 가자고 할 거란 말인가? 하하하하
그냥 혼자라도 가보자-고 시작해보니,
의외의 수확으로 큰 깨달음이 있었다.
혼자 하는 산행은 신경 쓸 일행이 없다보니, 스트레스가 적을 뿐더러,
스스로에게 집중을 하게 되는 맛이 있다.
무념무상으로 조용히 길을 걷게 되는 그것은 나에게 모처럼의 평화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나는 이렇다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혼자 다니는 산행을 즐기기 시작한 것일까...?
안타깝지만, 나는 산장의 여자 솔로 산행자들에게 물어볼수가 없었다.
아직 일어가 유창하지 않아서 이런 대화까지는 어렵기 때문이지;;;ㅎㅎ뭐, 그래도 간단한 대화는 통했으니 그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오르는 길은 날씨가 변덕스러웠다.
강렬한 햇빝아래 안개가 자욱해지더니...)
(비가 다소곳하게 내려서 더위없이 산행을 하게 되었다.)
(자, 여기가 산 정상!
원래 날씨가 좋다면 이 팻말 뒷편으로 후지산이 보인다.)
산장에서의 하룻밤은 꽤 편안했다.
관리인이 있으며 숙식을 해결할수 있어서
내가 굳이 침낭과 식사용품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
물론, 숙식요금만큼 돈을 내야 하고,
음식은 매우 조촐하다.
그러나 가벼운 가방만 들고 산행을 할 수 있으면,
따뜻하게 방금한 밥과 국을 편하게 먹을 수 있기에
나는 망설임없이 숙식요금을 선택했다.
그러나-
단점은 기상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였다.
아, 놔....
4시에 점등하더니,
5시 좀 넘자, 아침먹으라고 부른다.
거의 비몽사몽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하던 때가 6시 반이였던가...?
(하산 길, 안개는 더욱 짙어졌다)
(내려오는 길에 본 바로 전에 지나간 듯한 동물의 발자국.
선명하게 다른 사람들의 발자국 위로 흔적이 남아있다.
산돼지일까, 사슴일까 잘 알지 못했는데,
후에, 야생 사슴이었을거라고 짐작하게 된다.
돌아가는 버스 정거장에서 만난 다른 산행자가 신나서 야생사슴 동영상을 보여준 것이다.
직접 못 봐서 아쉬워도, 분명 내 주변에도 어디에선가 있었겠지!)
도쿄에서 가까운 거리인데도 이런 산이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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