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9

탄두리 치킨


집에서 해먹는 탄두리 치킨!
와후. 맛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인도 풍미'의 카레 페이스트가 있다.
꽤 유용해서 고형카레보다도 선호해서 즐겨 쓰곤 하는데,
한 레시피 응용에서 이 카레페이스트에 요거트를 섞어서 탄두리치킨을 해먹는 방법이 나와있는게 아닌가?
오오옹. 그래서 시도해본 후, 대.만.족. 했던 탄두리 치킨.
그리고 위의 사진은 두번째로 만들어본 탄두리 치킨이였다.
(사실 .... 사진은...  작년에 찍은 거다;;)

집에 오븐이 있는 덕분에 오븐 요리들을 즐겨 해먹을 수 있다는 묘미가 있다.
빵을 만드는 것은...
쿠키나 케익과 달리,
단 5가지의 재료 (밀가루, 물, 효모, 소금, 잡곡 혹은 견과류)와 반죽이라는 큰 노동, 그리고 장시간의 기다림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 노동과 기다림의 끝에는
혀 끝을 감도는 훌륭한 맛과
슈퍼마켓이나 왠만한 빵집의 빵에서는 맛볼 수 없는 거친 통밀/잡곡 등의 풍부한 함량과
속은 부들, 겉은 바삭한 식감은...
바로 내가 빵을 만드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게 하는 동력이나 마찮가지다.

그리고 유난히 내가 좋아하는 레시피들은 2일에 걸쳐 만드는 저온 숙성 빵들이다.
단시간(1-2시간) 숙성하는 빵과의 확연한 차이는 만들어서 먹어보면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니까.
헌데, 이번 주말에는 바쁜 일정에..
의도하지 않게(?) 빵을 3일에 걸쳐 만들게 되었다.
첫 날, poolish (반죽 베이스)를 만들고,
둘째날, dough 반죽을 끝내고,
그리고 오늘은 꼭 만들어야한다는 일념하에, 드디어 구워냈다.
중간 단계마다, '잠시 멈춤'이 가능케 해주는 것은 저온 보관이다.
그리고 지금 때가 언젠가!
추위로 0도 사이이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바깥이 바로 천연냉장고아닌가.
바로 베란다에 내어놓으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천천히 숙성시키며 빵을 완성킨데에다,이번에 새로운 재료로 사용한 Dinkel whole corn flour 덕분에
빵 맛은 평소보다도 훨씬 더 훌륭했다.
아. 치즈가 너무 잘 어울리는 행복한 빵이로다~!







2014/01/11

Rijks museaum (라익스 박물관), Armsterdam 암스테르담

한 박물관의 재건축도 아닌, 리노베이션에 10년이 걸렸다면 믿겠는가?
그것을 볼 수 있는 것은 Rijks museum (라이크스 박물관)인데,
무려 10년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작년 여름 드디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 박불관은 렘브란트와 베르메르, 그리고 네덜란드 예술가들의 다수의 그림들을 보유하고 있다보니,
네덜란드 제일의 국립박물관으로도 통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난 10년간, 네덜란드 사람들은 (특히, 어린 아이들은) 자기 나라 최고의 그림들을 못본채로 10년간 지낸 셈이다.
그런 까닭에 지난 여름부터 라이크스  박물관은
문전성시를 이루어서 1시간 이상 기다리는 줄이... 이제 개장한지 반년이 지났는데도
매일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다행이라면 나는 친구덕분에 인터넷예매를 해서, 기다리는 시간을 30분으로 단축해서 입장할 수 있었다!



(박물관은 암스테르담 역과 같은 디자인의 건물이라고한다.
그리고 박물관 앞으로는 실외스케이트 장이 있어서 가족 방문자들에게 무척 큰 인기를 끄는 듯 싶었다.)


 (박물관 내부의 창에서 본 풍경)


(입장 한 뒤, 외투는 박물관에 맡겨두고 기념 사진 한 컷)



박물관 내부의 화려한 장식들이 돋보이는데,
듣자하니, 리노베이션 이전에 박물관 내부의 벽들은 모두 '현대적으로 바꾼다'는 미명하에 페인트로 덧발라져있었다는 거였다(!).
그걸 다 뜯어내고 새롭게 칠하느라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린거라고 하니...!
하하하하... 이전에는 칠로 다 덮어버리고, 지금와서는 다시 다 뜯어냈다는 것이 참 괜히 쓸데없이 바꾼 것 같기도 하고,
시대의 흐름이 얼마나 사람들의 선호도를 바꾸는 가를 잠깐 생각하게 한다.




박물관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유명한 네덜란드 예술가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역시나! 렘브란트를 빼놓을 수 없겠지.
그리고 유명세로인해
사람들로 가장 북적거리던 곳 역시 렘브란트의 그림앞이였다.





나는 렘브란트의 부드러운 명암표현이 어찌나 신기한지 모르겠다.



가까이서 보는 덕분에
렘브란트의 여러가지 다른 부수적인 것들도 볼 수 있었고 (예를 들면, 테이블에 한 또 다른 사인)
그림 옆의 안내서가 무척 자세히 잘 적혀있어서,
그림을 보며 여러가지 시대적인 그리고 그림 자체에 대한 설명들을 숙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무엇보다도 최고의 네덜란드 예술가라면 베르메르다!
그의 진주귀걸이 소녀에 20대 초반에 마음을 빼앗긴뒤, 그의 그림책까지 소장하며 그의 몇 안되는 그림들을 볼 날을 손꼽아 왔는데...
2년 전, 드디어 진주귀걸이 소녀를 보고, 이번에는 4개나 더 볼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가까이에서 보면 보이는 붓터치 자국들,
은은한 조명과
1600년대의 생활모습을 담담한 듯 표현한 그의 그림들은
나에게는 .. 큰 신비로움으로 다가오곤 한다.

그림 뿐만이 아니였다.
국립박물관답게, 라이크스 박물관은 다양한 다른 볼거리들도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17세기 해상무역으로 큰 부를 누렸던 네덜란드이니만큼, 해양에 대한 것이 빠질 수 없음은 자명하다.




아름답기까지한 배의 모형.
그리고 그 주변으로는 해전을 그려낸 역사화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잉크로 그러진 역사화들은 그 섬세한 표현에 깜짝 놀랄정도였다.



대부분의 부유한, 그리고 아름다운 작품들은 가장 번성했던 17세기의 것들이였다.


다양한 나무로 색을 표현한 장식품은,
위의 사진처럼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반짝이는 흰색과 푸른색은 자개가 아닐까 싶었다만, 잘 모르겠다.


부유한 여인들이 자신들을 위해 만들었던 '인형의 집'은 독일의 그것과 전혀 달랐다.
독일에서 본 인형의 집은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이 대를 물려가며 가지고 있었다지만, 네덜란드의 인형의 집은 부유를 축적한 집의 여인들이 그 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 섬세한 구석구석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한 켠에는 뜻밖에도 도서관이 위치해있다.
멋들어진 나선형 계단이 탐나던... 그러나, 계속 드나드는 박물관의 방문객들 때문에 과연 조용히 있는것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던 국립박물관 도서관.

사실, 둘러본 것은 절반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둘러보고나자 사실 기력이 다 했다.


언제까지 라이크스박물관이 붐빌지는 아직 잘 알 수 없으나,
한동안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것임은 분명했다.
10년간의 기다림이 있었으니..!

(듣자하니 리노베이션에 들인 돈이 천문학적인 숫자였지만,
수많은 방문객들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한다.)

독일을 다녀왔다

4년간 울고 웃던 나라에 1년만에 다녀왔다.
무척 많은 일들이 있었던 '남의 나라'가
이렇게 남다른 감회로 비행기가 착륙 할 때부터 설레이게 만들 줄은..
6년 전의 나로서는 상상할수도 없는 일이였다.

하지만 거주를 목적으로 하던 1년 전이
방문으로 목적으로 한 지금의 방문과 다른 것일까?
아니면 1년이란 찰나가 생각보다 긴 까닭일까?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던 반듯반듯한 사각형 모양의 밭 경계선이
이렇게 새삼스럽게 보일줄도 몰랐다.
1년은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구나.

4년 전,
처음 독일에 발을 디딛던 순간
나는 흥분과 긴장에 휩싸여 있었다.
정말 혼자 모든 것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은 긴장이였다만,
내가 정말 바라던 '새로운 세상'에 접하게 된다는 것은 흥분이였다.
그리고 사실.. 독일에서 나는 그 두가지를 다 충족한 듯 싶다.
혼자서 해결해나갔고, 사람들을 알아나갔고, 내가 간 목적도 달성했으니까.
지난 1년간, 독일에서의 생활을 많이 그리워하게 된 것도 다 이런 까닭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두지 않은 날짜였던 덕분에나는 그렇게 좋아했었던 크리스마스 마켓을 다녀왔다.
4시면 해가 지기에, 이른 저녁부터도 야경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독일의 크리스마스마켓.


베를린에는 약 60여개의 크리스마스마켓이 있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만들어진 마켓을 다녀왔다.
헛. 그런데, 1유로의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료 내고 크리스마스마켓 다녀오기는 생전 처음이다만....
덕분에 마켓자체는 깔끔하게 잘 유지되고 있었었다.









허나, 좀 아쉬웠던 것은...
베를린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다른 진짜 고풍스러운 도시들(괴팅겐이나 뉘른베르그 같은)과는 좀 상이한 분위기였고,
마켓의 사람들도 친절함과는 거리가 멀어서 깜짝 놀랐었다.
거기에 사진 찍는 것에 이렇게 민감할줄이야....!
(사진 찍지 말라는 곳도 아니였고, 창의적인  작품을 찍는 것도 아니였다)
어쨌든, 사람들의 예상치못한 반응에 소심한 마음을 부여잡고 구경을 했다.
ㅋㅋㅋㅋ
그래도 다행인 것은 왜만한 사진은 이전에 이미 다 찍어둔 터라...
어차피 작은 소소한 가게들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네.


독일의 명물(?)인 구운 소세지는 역시나 어딜 가든 인기가 넘친다.
나는 소세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패스~

나에게 그리움의 최고는 바로 추운 밖에서 마시는 한 잔의 따뜻한 그뤼바인(달콤하게 향을 가미한 적포도주)이였다.
당연히 한 잔 사마셔야지!!

이번에는 일반 그뤼바인이 아니라, 하이베르라고... 흠.. 블랙베리로 만들어진 것으로 사마셨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모른다.






내가 마켓에서 사먹은 저녁거리는 오븐에서 갓구워져나온 크리스피한 빵이였는데,
인기도 많아서 사람들은 주룩-줄지어 있었다.
위 사진에서는 '뉘른베르그 크림빵'이라고 적혀있네? 정작 뉘른베르그에 2번 가있을 때에는 먹어본적 없었는데.



아, 독일.
지금은 내가 그렇게 음침하다고 생각하던 독일의 겨울마져도 그립구나.


대전 생활 1년

14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2022년 6월부터 대전의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대전에 도착한 한 달 동안은 마치 한국어를 사용하는 어떤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였다.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벌써 1.5년이 지났다. 아직도 나는 대전이 낯설다. 이 낯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