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8

가을 산행

가을 단풍구경한다고 도쿄에서 가장 가까운
국립공원에 다녀왔었었다.

그동안, 도쿄 근거리 산들을 이곳저곳 다니다보니,
산입구의 기차/전철역에서는 항시 편의점이나 기타 식당들을 찾기쉬웠고,
산행 도중에도 식당들을 2곳 이상은 꼭 본 터였다.

이번에는 집에서 좀 거리가 되고,
낮도 짧다보니,
집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야했다.
도시락을 사갈 시간이 없어서
점심은 산행길의 식당 혹은 기차역 앞의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살 생각으로
우선 산에 도착하는 기차를 타고봤었다.

그런데,
이번 산은 인기가 없는 산이였나보다.
(일본의 산행안내 책자에 나와서 유명한줄 알았는데!?)
기차역에서부터.....
너무 작은 역사 근처로는 어떻게 편의점하나 없는 거였다?!
이런 곳은 도교 근처 산행 역사상(그래봤자 1년이다만) 처음이야! -_-;;;;;

나는..
이미 한시간 반을 기차를 타고 온터라,
산 위에 뭔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그나마 1리터의 물은 가지고 왔고,
바로 앞의 작은 선술집(?)에서 술안주로 팔던(?) 과자 두 봉지는 살 수 있었던 것을 들고 산행하기 시작했고......
나는.....
이 과자 두 봉지와 물 1리터가 내 아침식사와 점심식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모른채 6시간 산행을 했다.
-_-;;;;;

인기없는 산(?)이라서 사람 없이 한적한 것은 무척 좋았다만,
컵라면이라도 하나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한 산행이 되었을지...
참 안타까운 산행이였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 사진을 보니, 좋아보이긴 한다.









정상 즈음 도착했더니,
1,364m란 낮은 고도 임에도 겨울 풍경이였다.

다들 정상에 자리잡고 앉아 휴대용 버너에 라면을 끓여먹거나
가져온 도시락을 꺼내먹고 있어서 나는 참 부럽게 바라봤다.

나는...
그래도 산행 중 과자 다 안먹고
하나 끝에 남긴 것을..
정상까지 왔으니, '상이다-'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먹었었다.
(흐음. 나 이제 그 과자 더이상 안먹어도 될 것 같아. 이 날, 충분히 즐긴듯.)






마지막에 폭포를 보는 코스를 갈까말까 정상에서 많이 망설였는데,
이 코스가 단풍과 낙엽을 보기에 참 좋은 풍경을 품고있었다!
역시, 산행은 오르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다르면 더 재미있는 듯 싶다.

다음 산행때에는 꼭 휴대용 버너와 물통/물, 그리고 컵라면을 꼬옥 챙기리라!!!
(산불위험 때문에 숲에서 불 못쓰는 줄 알았었다.;;
상관없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구나.)

우라질 하루.

마음이 불편하니까,
밝게 이해하지를 못하는 거겠지.

마음이 괴로우니까,
삣뚤게 보는 거겠지.

마음이 외로우니까,
다 서글퍼지는 거겠지.

아무래도 그런거겠지.

....
내 마음에 안드는 상황이
나를 매일매일 슬프게 만들어도,
그렇다고 일들을 모두 뾰족하게 받아들이다간
아무런 연고도 없는 - 이 삭막한 곳에서
그저 나가떨어지는 것밖에는 없잖아.

내 욕심이 불행의 원천이고,
내 마음이 사실 행복의 근원이라며.

여기에서 할 수 있는한도 내에서,
만족하는 방법을 찾고,
일하는 환경의 부족한 것 투성이에
성과는 저만치 뒷걸음질만 하는 것 같더라도,
여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이끌어서
성과를 만들어 내는 방법밖에 없잖아.

이번 한 달,
내 마음을 힘들게하는 내 욕심을 한 번 버려보자.
담담하게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해보면
어떻게 될 지 보자.

2013/11/23

영화 - 고지전, 이렇게 잘 만든 영화가 왜 흥행대작이 되지 않은거지??



전쟁영화를 여럿 본 듯 싶으나, 이 영화만큼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는 못 본 것 같다.
'전쟁의 이유가 무엇인가,
왜 나는 여기에서 이렇게 싸우고 죽이며,
이토록 죽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는가.'
라는 생각에 오늘 하루,
또 전쟁터에 발을 디딛는 군인들의 모습을 절절하게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쟁에 대한 역사적인 지식을 배우면서,
나는 사실 적군과의 대전에서 가장 '앞 줄'에서 '죽으려고 뛰어드는 군인'은 어떠한 심정으로 저기에 뛰어드는 것일까- 많이 의아해하곤 했다.
 분명 살아오지 못 할 것임을 아는데-
어떻게 '와아~!!!'하는 함성만으로 빗발치는 총알과 포탄으로 뛰어들 수 있단 말인가?

이 영화는 가장 최전방,
에록 고지라는 곳에서의 어제, 오늘, 그리고 그동안 수십번, 수백번은 남과 북으로 주인이 번갈아바뀌던 치열한 한 지점을 지키는 부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전쟁터에서 가장 치열한 앞 줄에 선 사람들의 생존사 혹은 사망사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들에게 이 전쟁은 누구를 지키기 위한 것도 아니였다.
더이상 북이든 남이든, 그런 것도 중요하지 않았고,
동료가 있을 뿐이고,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을 뿐이였다.
그러함에도 그들이 그곳에서 죽어나간 이유는 다만 한가지.
되도먹지 않은 연합군과 남북 지도자들의 땅따먹기 놀음에 싸울 뿐이였다.
그저 명령에 따라야 했던, 그들의 슬픈 하루는 '휴전'이 언제 될까라는 소망 하나로 이어져 나갈 뿐이였다.
이제 이기는 것은 더이상, 이들의 목적이 아니였던 것이다.

-------------------------------------------------------------------------------

(스포일러 있음)


다음(Daum) 영화 정보에서 발췌한 이미지


남북의 애절한 인간사를 그리는 영화는 그동안 여럿 있었던 듯 싶다.JSA와 웰컴투동막골, 그리고 태극기가 그러했듯이.

그러나 고지전, 이 영화는 인간사는 인간사이되,
좀 더 전쟁의 아이러니에 촛점을 맞추고 있었다.
왜 전쟁을 하는가? 라는 질문은 사실 영화 초반부터, 그리고 끝까지 이어지는데,
헛, 참......

모두들...
왜 전쟁을 하는지는 모른다.
전쟁이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하질 못한댄다.
그 누구도 더이상 전쟁을 이어가고 싶어하지도 않고,
그저 내 전우를 이 전쟁에서 더이상 잃고 싶지 않을 뿐이고,
수많은 전우를 잃으며, 그리고 사실은 죽이기도 하며,
이어나간 내 생명이 여기서 꺼지게 만들고 싶지 않을 뿐이였다.

그간의 장기전으로, 적군까지도 사실 모두 안면이 생겨버렸었다.전쟁속에 그들은 모두 서로 아는 사람들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살기위해 죽여야 하는 입장이다.
서로 아는 그들이 서로를 죽이면서 일렁이는 감정의 흐름이
화면 곳곳에서 넘쳐난다.

왜 전쟁을 하는가!
그것은 사실 이 소모전에서 더이상 의미있는 질문이 아니였다.
그들 모두 알고 있었다.
그들은 그저 전쟁터의 소모품이였다.

"도대체 언제 휴전이 되는 거냐고!!!"라고 울부짓으며 수 년 동안 계속 기다린다.
우리는 죽은건가, 살아있는 건가?
스스로 헷갈려할 지경에 이르럿기에
휴전은 단 하나의 희망일 뿐이였다.
헌데, 전쟁의 아이러니는 그들의 희망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영화 후반에 극단적으로 몰아붙여 나간다.
영화 후반에 들어 말만 하던 휴전협정이 드디어 타결된 것이였다.
"휴전이다...!! 휴전이 되었어! 집에 가는 거다."
라며, 남과 북 군인들은 서로 한 계곡에서 만나서도 전투를 벌이지 않는다.
사실, 그들 서로 죽인 동료들이 많으나 서로 전쟁에 진저리를 치는 이들이였기에 휴전이 더 큰 의미였던 셈이였다.
그러나 그들에게 전쟁은 마지막까지 질문을 하게 만든다.

전쟁을 왜 하는가!!
...
나는 그들 모두 알고 있었을 것 같다.
다만, 입 밖으로 차마 꺼내지 못했을 뿐이겠지.
최종 작전회의에서 그들은 더이상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되는데,
휴전협정이 맺어져서 발효가 시작되기까지의 12시간 동안
저 언덕, 저 고지를 탈환해서 국토를 조금이라도 더 넓혀야 한다는 상관의 말은...
마지막 남은 너희 목숨을 내놓고 전쟁을 마무리 짓겠다는 윗사람들의 명령과도 같은 것이였으니까.

전쟁의 이유.
그것은  땅따먹기에 혈안이 된 연합국과 공산국 지도자들을 위한 것일 뿐이였다.

최전방의 이 군인들을 끝까지 소모품으로서 '끝날때까지' 써먹어야 할 존재였다.
그들에게 의미를 잃어버린 한국전쟁의 소모전은
단 하나 소망이였던 휴전이 되었음에도-
소망은 곧, '살았다'가 아니라, '죽었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가 되어버린 아이러니였던 셈이다.
살아남고자 전쟁했던 이들은 이제 휴전 발효 마지막 전쟁에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러 뛰어든다.
전쟁영화가 그러하듯- 영화는 해피엔딩이 될 수 없었다.
다만, 전쟁 속의 사람들의 모습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태극기와 웰컴투 동막골),
한국전쟁에 대한 냉정한 비판적 해석을 만들어냈다.

세부적인 감정 처리, 각 인물들의 적절한 배치나 연기력, 인물들의 참혹한 생존사,
거기에 가장 중요했던 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선까지 더불어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매우 잘 만들어진 전쟁영화가 아닐까 싶다.
DVD로 소지하고 싶어지는 영화다.

2013/11/15

주말 아침

현재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우울하게 지내다간
있는것 마져도 잃는거다
현재를 바꿀수 있는것은 단 한가지마음가짐으로만
가능한데.
다른 것 다 필요없다ㅡ다만 낙천적인 마음.
그 것 하나가 현재를 긍정하고 
거기서 벗어나게 하는 윈동력이되는 거다.

근데. 머리로는 아는데 우울해지는 마음을다스리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니.
아직도나는 갈기리 멀다

2013/11/04

토우노다케 (塔の岳)-1491m


올 해는 산을 유난히 자주 가게 된 것 같다.작년까지만 해도, 보통 일 년에 두 세 번 갔던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3월부터 거의 매 달 갔구나 -_-;

젊은 지형의 산들이 산세가 험한 대신에 볼거리를 많이 제공해준다는 것은
일본에서도 마찮가지라서 꽤 좋은 경치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것들이 아직 그렇게 많이 땡기지 않다보니,
산으로 산으로- 나는 산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큰 잡념없이 그저 걷다보면,
따악- 등장하는 스펙타클이 무척 설레이는 감정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나는 어제도 산을 다녀왔다.
사실은 가을의 단풍을 보려고 갔으나,
이미 단풍은 낙엽이 되어버려 있었다 -_-;
너무 늦게 갔네 - 뒤늦은 깨닳음의 이번 산행.
그래도... 흐리던 와중에
내가 때마침 정상에 도착했을 때,
잠깐 나와준 해가 후지산이 바라보이는 전경을 만들어내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거기에 계속 이어지던 계단 산행길 덕분에 무릎이 무척 피곤해졌고,
하루 지난 오늘은 다리에 근육통이 찌리찌리 하다.
사실, 무척 고민을 했던 것은 카메라를 가져갈까, 말까였다.
단풍을 기대했으나, 날씨가 흐렸기 때문인데-
결국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나는 그 선택에 무척 감사했었고, 무척 서글펐었다.
첫째는 매우 가볍게 짐을 챙겼음에도 힘에 부친 산행길 때문에- 카메라를 갖고 이 길을 다녀왔다면 극기훈력 또 뺨쳤을 테고,
둘째는 정상에서 보디언 후지산을 비롯한 주변 산세의 풍경이 너무 멋졌던 것이다!!!!

아흣....ㅠ.ㅠ
모바일 카메라로 대신이나마..



2013/11/02

이제 평가는 내가 하는 거다.


조금씩 나를 파악해 가고 있다.
나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너무 연연해 하고 있다는 사실.

내가 조금만 더 냉정히 문제를 바라보고, 풀어내는 것을 즐기면서,
'아하!'하는 기분에 연구를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에게 '잘했어!'라고 칭송이라도 듣고 싶어서 하는  것은 아니였을텐데...?
이것은 한 참 잘못된 자세가 아니던가.

나 스스로 좀 더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하는데.
그럼 .... 피곤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열정적이 될 수 있을 텐데.

그러니까, 이제 시작해볼까.
그저 열심히가 아니라,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으로.
내 주도권을 행사한다는 기쁨을 제대로 누려봐야지.

대전 생활 1년

14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2022년 6월부터 대전의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대전에 도착한 한 달 동안은 마치 한국어를 사용하는 어떤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였다.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벌써 1.5년이 지났다. 아직도 나는 대전이 낯설다. 이 낯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