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주말이지만, 학술미팅이 교토에서 있었다.
생각치않게 결정된 교토 주말 방문은 이 미팅 때문이였다고 할 수 있네.
처음 가보는 교토이기에 일요일에는 도시를 한 번 둘러보기로 마음먹었다.
가장 단풍이 들때라서 관광객으로 붐빌 거라는 말을 듣기는 했었지만...
정말 이렇게 많은 일본인과 아시아, 그리고 약간의 서양관광객들을 한 중형 도시에서 보기는 일본생활 처음인 듯 싶다.
타지에서 온 관광객으로 가득한 도시 - 그것이 아무래도 나의 쿄토에 대한 첫 인상이 되어버린 듯 싶다.
Tenryuji(天龍寺, 텐류지)근처에 대나무 숲이 있다고 적혀있기에 찾아갔다.
오오! 그런데... 걷다보니, 금방 .. 끝나버린다!!
큰 규모의 숲이 아니다. 거기에 사람은 또 너무 많다.
인터넷 사진처럼 한적한 곳이 아니다보니, 결국.. 사진찍기가 쉽지 않다.
다만, 틈을 노리다보면... , 사진을 찍어볼 재미가 쏠쏠해지는 곳이다
Tenryuji는 일본식 정원으로도 유명한 모양이다. 뭔가 규칙을 갖고 만들었다는 것을 비전문가가 첫 눈에 보기에도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건가? 텐류지는 위의 사진처럼 건물 내에 들어가는 것과 정원을 따로따로 입장료를 받아 관람할 수 있다. )
가을이라고 단풍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꽃들과 다양한 색을 볼 수 있는 정원이였다.
단풍이 들고 있는 것을 사진으로 담기는 오랜만이라 반갑다.
텐류지 입구 바로 앞에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좀 비싼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하지만, 조금만 걸으면 되는 거리에 한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매우 작은 오코노미전문점이 있어서 거기서 점심을 해결했다. 좀 많이 기다리긴해도, 지금껏 일본에서 먹어본 오코노미야끼 중 가장 괜찮은 맛이였다.
(작은 내천 위로 난 다리가 집의 입구이자, 주차장도 되는 모양이다.)
교토 시내에 위치한 Nijijo (二条城 니조조 혹은 니조성)로 발길을 돌렸다. 연구실 동료가 가까우면서 가 볼 만하다고 추천해줘서 가봤는데, 접근성과 볼거리가 마음에 들었던 곳이였다.
160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성을 건립한 후,
1626년 완성되어 당시의 건축과 미술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는 성이라서 199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라고 하면 역사시간에 봤던 초상화가 생각날 정도로 익숙한 이름이지만 뚜렷한 기억이 없어서, 한 번 찾아봐야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동시대 인물인 도쿠가와 이에야스 (16. 그는 도요토미의 부하로서 조선 출병을 준비하였으나, 막상 임진왜란에 참여하지는 못했다. 다만, 도요토미의 사후, 도요토미 집안의 보좌를 맏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권력이 일본에서 성장하면서, 그는 자신의 집안에 위협이 되던 도요토미 집안을 멸망하게 만드는 장본인이 되기도 한다. 73세로서 사망하기까지, 에도막부의 초대 쇼군으로서 일본 정치를 좌지우지했으며, 네덜란드와 영국과의 무역을 시작하며 일본 근대화의 발판을 마련하는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한 편으로는 조선통신사를 받으며 조선과의 무역정상화를 이루었지만, 류큐왕국(오키나와)를 침략해서 막부의 속국으로 만들었으니, 일본 내의 정치뿐 아니라, 외교도 주름잡던 사람인 셈이다.
말이 길어졌으나, 사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내가 방문한 니조성에 거주하지 않고 '슨푸성'이란 다른 성에 거주했던 모양이다. 1603년 만들어진 니조성은 1639년까지 쓰이곤, 200년이 넘는 기간 일본역사에서 거의 잊혀지다시피했다. 그러다가 230년간의 통치기간동안 도쿠가와 막부는 힘이 약해져서 천황에게 통치권을 넘기는 '대정봉환'(
大政奉還 )을 1867년 니조성에서 하게 된다. 초대 쇼군이 니조성을 만들고, 마지막 쇼군이 니조성에서 끝을 맺으니, 시작과 끝이 이곳에서 이루어진 독특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