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말인 현재, 각 유럽국가들이 급속하게 번지는 오미크론에 나름의 코비드 대응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도에 봉쇄를 전면 해제한 반면, 독일의 경우에는 G2+라는 강화된 코비드 대응책을 1월부터 시작했다. 2G+란, 부스터 백신완료자, 혹은 급속 테스트에서 음성결과를 보유한 2차 백신 완료자/코비드완치자만 식당이용이나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정책이다. 아무리 각 국이 다른 정책을 펼친다고는 해도, 쉥겐정책만큼은 유럽내에서 지켜지다보니 EU 코비드백신 접종확인서가 있다면, 대부분의 EU 나라들 사이를 다니는 것에는 큰 무리는 없다.
다만, 스웨덴을 비롯한 일부 EU국가들의 경우는 좀 달랐다. 스웨덴은 입국조건을 12월 말부터 강화했다. 스웨덴 국민이나 거주자가 아닌이상, EU 코비드백신 접종확인서는 인정하지 않고 입국전 2일 이내에 이뤄진 코비드테스트 음성결과를 반드시 제시해야만 입국을 허가했다. 이로인한 부작용은 당장 많은 수의 방문객들이 퇴짜를 맞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증상을 완화시키기는 해도 오미크론의 전파를 멈출수는 없는 것이 점차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음성결과를 제시하지 못하는 방문객이 크게 늘었던 모양이다. 결국 스웨덴정부는 1월 21일부터 강화된 입국허가조건을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EU 코비드백신 접종확인서만 있으면 입국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생각치 못한 입국조건 변화에 나의 스웨덴 입국도 우왕좌왕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도 새로운 스웨덴 입국정책덕분에 원래 계획에서 일주일만 늦어져서 스웨덴 입국을 무사히 할 수 있었다.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도착한 스톡홀롬 공항은 독일과는 많이 다른 코비드 대응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까다로웠던 일주일 전까지의 입국조건과는 달리, 실제 스웨덴 공항은 코비드에 매우 너그로운 분위기였다! 외국 항공사의 승무원들만 줄창 마스크를 착용할 뿐, 대다수의 스웨덴 공항직원들은 마스크없이 업무에 임하고 있었다. 공항 내에서 울려퍼지는 "마스크를 착용하세요"라는 녹음된 안내방송은 공허한 배경잡음처럼 지나갈 뿐이였다.
스웨덴은 2년 전 초기 코로나 대응에 미온적이었다. 위험도를 낮춰본 까닭에 안타깝게도 유럽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고령자의 높은 사망률을 기록했다. 스웨덴 정부 스스로도 초기대응의 실패를 수긍할 정도였다. 다만 오미크론 대응은 위에서 말했듯 강한 입국조건을 내걸며 뭔가 강화된 대응을 보여주는 듯 싶었는데 이는 스웨덴 밖으로만 보여지는 측면인 듯 싶었다. 정작 스웨덴 공항 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자가 소수에 불과했다.
나의 최종 목적지인 키루나는 스톡홀롬 공항보다도 훨씬 더 코로나에 너그러운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식당과 카페들은 접종확인서를 보여줄 필요도 없이 모두 마스크 없는 실내 생활이 이뤄지고 있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눈축제의 실내 공연들에는 EU 코비드 백신접종확인서만 보여주니, 마스크 없이 착석이 가능했다. 와우. 2년만에 보는 마스크 없는 세상을 스웨덴에서 목격하고 있다. 마스크에 아파지던 귀를 키루나라는 작은 도시에서만큼은 자유롭게 풀어준다. 2년만에 경험하는 코비드와 함께하는 생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