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일정 중,
먼곳에서 이곳까지 온 방문객들에게 천만다행(?)인 사실은 반나절의 일정으로 단체관광일정이 있었다는 사실이였다.
활화산으로 유명해서,
금성 표면에 대한 연구에 대해 지구상에서의 3가지 예로 꼽히던 장소 중 하나로,
Etna라는 화산이였다.
바로 2주 전에도 화산이 폭발해서 흐르는 용암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기에 사람들의 기대감(혹은 걱정)이 무척 높은 관광지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우리가 방문하는 동안에 '폭발'할까봐 노심초사 할 수 밖에 없었고,
화산을 모르는 나는 '폭발' 못보는 아쉬움에 발을 굴렀다. - 결국 화산 폭발은 없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마치 화성 표면을 연상케할만큼,
작은 화산먼지들이 장엄한 풍경을 이루어서 행성과학자였던 참여자들의 대대적인 호응을 얻었었다!
(실제로 화성탐사선 로봇이 실제 실험을 이룬 곳이기도 하다)
다만, 엄청난 추위(약 3,000 m의 고도)에 얼음 덩이들을 볼 수 있었고,
엄청난 풍속의 바람 속에 화산 구덩이의 아슬아슬한 가장자리를 걸으며- 자칫 발을 잘못 디딜까, 모두들 두려움과 함께 관광을 해나갔었다.
당시, 황산가스 보다도 수증기를 내뿜고, 조금만 지표를 파보면 따뜻한 흙을 만져볼 수 있어서 신비로운 곳이였다.
(물론, 이런 활화산을 관광지화해서 유지하는 모습에도 인상적이였다. 산악버스도 처음 타봤네!)
2013/06/17
Catania, Sicily (Italy) - 1
카타니아(Catania)라고, 시실리(Sicily)에 있는 작은 도시에서 금성에 대한 학회가 일주일간 "집중적"으로 열렸었다.
금성의 표면에서부터 자기장은 물론, 현재의 관측부터 역학모델과 복사모델(내 분야)를 거쳐 기후 변화 모델링까지.
일주일동안 정말 많은 '최신'정보(논문으로 나오지도 않은 결과들)에 참 황홀한 한 주를 보냈다.
덕분에 사실 시실리까지 가서 관광하나 제대로 못했다고 한들,
너무 좋은 날씨와 멋진 풍경이 아쉬웠다고 한들,
그다지 마음에 담아둘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점심시간에 나가서 돌아다니던 짧은 1-2시간동안 찍었던 사진이...
오호라. 지금보니, 정말 이쁜 곳이였구나- 싶어진다.
잠깐 거닐었던 학회 주변의 장소들과 생선시장, 그리고 이름도 기억안나는 로마 유적지. 기타 등등.
설명없이 사진만 올려둔다. (사실 알고 본 것들이 아니라서, 자세한 건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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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 - 마음가짐 재정리
앞의 글을 쓰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었다.
왜 일본에서의 생활에 힘들어하는 것일까?
그 첫번째 이유라면, 생각하지 못했던 언어의 장벽이 생각보다 높았다는 사실에서였다.
내 그룹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것임을 깨닳은 뒤, 나는 상심에 빠졌었다.
아무리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곳인들... 그들과 의견을 나눌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또한 무엇보다도, 새로운 정보를 얻는 통로로서 세미나에 의존하던 나에게, 일본어로 진행되는 세미나는 절망일 뿐이였다. 왠만한 세미나는 다 참여하던 나였지만, 이제 점차 멀고 먼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두번째 이유라면, 직장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서류 정보가 나에게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였다. 서류들이 일본어로 되어있고, 물어보면, '아... 일본어로도 복잡한 말이라서 잘 모르겠다'라는 대답이였으니. 내가 이 부분에서 잘못한 것이라면, 대충이라도 이해를 하고 싶다고 말해서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는 점인데, 나는 지금껏 도와준 것에 미안한 마음에 제대로 의사표현을 안하고 말았다.
내가 여기에서 받는 혜택도 분명히 존재한다.
외국인으로 있다보니, 그룹 내의 '의무'에서 자유롭다. 일주일에 하루정도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위성탐지일을 할 필요가 없기에, 내 시간을 전적으로 나의 일만을 위해 쓸 수 있다. (사실, 그만큼 수당이 줄어들었다만)
일본어를 못하는 덕분에, 왠만한 잡업무가 나에게 돌아오질 않는다.
독일에 비해 세후 월급이 아주 조금 높고 (엔저 덕분에 아주 높은 수준에서, 아주 조금 높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불어, 이것은 독일에서 세금비율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40%. 여기는 5%)
그렇다면, 일에 대해서는..?
내가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라면, 내가 작년에 일을 찾으며 가장 우선 순위에 두었던 것이,
'금성'에 대한 일에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것이였다.
겨우 시작해서, 이제 조금 알만해지는 것 같은데- 여기서 다른 무엇으로 주제를 바꾸고 싶지는 않았던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래서 찾던 가능성 중, 일본이 단 하나 남은 가능성이였다.
여기에서 판단을 해야 한다.
내가 행복하게 일하지 못한다면 여기를 떠나야하는 것이고, 여기서 좀 더 해보고 싶다면 더 부딪혀 나가야 할 일이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삶이 무엇인가?
작년, 겨우 박사학위를 마친 나에게 금성은 벌써 떠나기에 아쉬운 주제였다.
아직 많은 의문이 숨겨져 있는 행성.
금성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을 좀 더 넓힌 뒤, 그 배경지식을 갖고 다른 행성에 대해, 다음 포스트닥 자리를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생각을 위해, 나는 훤씬 월급이 적은 포르투갈 정부 지원 프로젝트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지원했었지 않는가.
나에게 일본은.. 그러한 내 소망을 지원해주는 자리였다.
내가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절친을 만들려고 일본에 온 것도 아니고, 엔지니어링의 위성탐지 업무를 하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일본어를 배우려고 온 것도 아니다.
여기에 내가 온 까닭은 1) 금성, 2) 새로운 협력, 3) 새로운 환경, 이라는 삼박자를 위한 것이였다.
자. 이렇게 우선순위를 둔 뒤, 내가 불만스러워 했던 것들을 다시금 살펴본다.
원래 독일에서도 거의 독자적인 연구를 해왔고, 이미 독일에서 왠만큼 유명한 사람들 다 알고 지냈다. 일본에서의 사람들은 아마 구두 보다도- 메일로 더 깊이있는 의견교환이 가능할 것 같다. 그러니까, 메일이라는 도구를 찾았음에 좀 더 의의를 두고, 일본 과학자들과는 구두보다도 메일에 비중을 두면 어떨까?
그리고 두번째 불만사항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시간이 들어가게 되긴 하겠지만, 정확한 정보를 달라고 여러차례 부탁을 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어떻게 될 지는 몰라도,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된다면 정확하게 의미를 알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이 몇 달이나 끌려다닐거라면, 차라리 몇 일 내로 종지부를 찍는 것이 나으리라.
내가 온 목적은 연구니까, 그것에만 전념하자.
다른 모든 것들은 부수적이다. 다른 사람들 눈치든, 눈엣가시거리든, 알아듣지 못하겠는 어려운 세미나든, 너무 말 수 없는 연구실의 사람들이든, 혼자 지내든- 말든! 내가 투자하는 장시간만큼, 내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은 사실 '연구 결과/성과' 하나에 달려있는 거였다.
왜 일본에서의 생활에 힘들어하는 것일까?
그 첫번째 이유라면, 생각하지 못했던 언어의 장벽이 생각보다 높았다는 사실에서였다.
내 그룹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것임을 깨닳은 뒤, 나는 상심에 빠졌었다.
아무리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곳인들... 그들과 의견을 나눌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또한 무엇보다도, 새로운 정보를 얻는 통로로서 세미나에 의존하던 나에게, 일본어로 진행되는 세미나는 절망일 뿐이였다. 왠만한 세미나는 다 참여하던 나였지만, 이제 점차 멀고 먼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두번째 이유라면, 직장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서류 정보가 나에게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였다. 서류들이 일본어로 되어있고, 물어보면, '아... 일본어로도 복잡한 말이라서 잘 모르겠다'라는 대답이였으니. 내가 이 부분에서 잘못한 것이라면, 대충이라도 이해를 하고 싶다고 말해서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는 점인데, 나는 지금껏 도와준 것에 미안한 마음에 제대로 의사표현을 안하고 말았다.
내가 여기에서 받는 혜택도 분명히 존재한다.
외국인으로 있다보니, 그룹 내의 '의무'에서 자유롭다. 일주일에 하루정도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위성탐지일을 할 필요가 없기에, 내 시간을 전적으로 나의 일만을 위해 쓸 수 있다. (사실, 그만큼 수당이 줄어들었다만)
일본어를 못하는 덕분에, 왠만한 잡업무가 나에게 돌아오질 않는다.
독일에 비해 세후 월급이 아주 조금 높고 (엔저 덕분에 아주 높은 수준에서, 아주 조금 높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불어, 이것은 독일에서 세금비율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40%. 여기는 5%)
그렇다면, 일에 대해서는..?
내가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라면, 내가 작년에 일을 찾으며 가장 우선 순위에 두었던 것이,
'금성'에 대한 일에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것이였다.
겨우 시작해서, 이제 조금 알만해지는 것 같은데- 여기서 다른 무엇으로 주제를 바꾸고 싶지는 않았던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래서 찾던 가능성 중, 일본이 단 하나 남은 가능성이였다.
여기에서 판단을 해야 한다.
내가 행복하게 일하지 못한다면 여기를 떠나야하는 것이고, 여기서 좀 더 해보고 싶다면 더 부딪혀 나가야 할 일이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삶이 무엇인가?
작년, 겨우 박사학위를 마친 나에게 금성은 벌써 떠나기에 아쉬운 주제였다.
아직 많은 의문이 숨겨져 있는 행성.
금성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을 좀 더 넓힌 뒤, 그 배경지식을 갖고 다른 행성에 대해, 다음 포스트닥 자리를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생각을 위해, 나는 훤씬 월급이 적은 포르투갈 정부 지원 프로젝트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지원했었지 않는가.
나에게 일본은.. 그러한 내 소망을 지원해주는 자리였다.
내가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절친을 만들려고 일본에 온 것도 아니고, 엔지니어링의 위성탐지 업무를 하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일본어를 배우려고 온 것도 아니다.
여기에 내가 온 까닭은 1) 금성, 2) 새로운 협력, 3) 새로운 환경, 이라는 삼박자를 위한 것이였다.
자. 이렇게 우선순위를 둔 뒤, 내가 불만스러워 했던 것들을 다시금 살펴본다.
원래 독일에서도 거의 독자적인 연구를 해왔고, 이미 독일에서 왠만큼 유명한 사람들 다 알고 지냈다. 일본에서의 사람들은 아마 구두 보다도- 메일로 더 깊이있는 의견교환이 가능할 것 같다. 그러니까, 메일이라는 도구를 찾았음에 좀 더 의의를 두고, 일본 과학자들과는 구두보다도 메일에 비중을 두면 어떨까?
그리고 두번째 불만사항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시간이 들어가게 되긴 하겠지만, 정확한 정보를 달라고 여러차례 부탁을 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어떻게 될 지는 몰라도,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된다면 정확하게 의미를 알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이 몇 달이나 끌려다닐거라면, 차라리 몇 일 내로 종지부를 찍는 것이 나으리라.
내가 온 목적은 연구니까, 그것에만 전념하자.
다른 모든 것들은 부수적이다. 다른 사람들 눈치든, 눈엣가시거리든, 알아듣지 못하겠는 어려운 세미나든, 너무 말 수 없는 연구실의 사람들이든, 혼자 지내든- 말든! 내가 투자하는 장시간만큼, 내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은 사실 '연구 결과/성과' 하나에 달려있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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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Life in Japan
2013/06/14
이걸 처세술이 늘어간다고 해야하나, 것과 속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들을 접할수록 참 난감해지는 것이 있다.
내가 진짜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것을 예의상, 혹은 적당한 선을 긋는 차원에서 '괜찮다'고 말해야할지, 아니면 별 상관없는 것들이니까, '좋다'고 말해야 할지.... 정말 난감해지는 질문을 받을 때가 아닐까?
어리던 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든 아니든, 상대의 호의 자체가 고마워서 '좋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아무래도 적당히 '아는 사람'으로 상대를 대하는 방법을 배워버렸는지-
호의가 없었음에도 '좋다'고 말하고 있다.
아, 나, 스스로 좀 짜증난다.
#1.
학회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이 어때?'라고 물어보는데,
나는 솔직히 일하는 환경에 있어서 점차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중이다.
왜 세미나를 영어로 안하는지?(아.. 이거 정말 중요한데...ㅠ.ㅠ)
왜 처음부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는건지?
그런데, 이런 말을 학회에서 만난 사람에게 할 수도 없고....
(겨우 안면있는 사람에게 내가 왜 나의 직장을 나쁘게 이야기해?)
나는 그냥 '새로운 경험이라 좋고,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다'고 말하며, 정작 '일하는 환경'은 적당히 피하게 된다.
#2.
이탈리아 학회의 비서님. 활짝활짝 웃지만, 업무처리 왕 느리고 (두 달 전, 보낸 정보에 대해, 이제서야 다른 결제가능 정보를 보내달라고 하고), 영수증받으러 늦게 왔다는 이유로 나에게 짜증을 부린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그러냐고, 내가 계속 문제를 만들어 미안하다. 어쨌든 학회가 무척 좋았었다. 좋은 학회 마련하느라 수고가 많으셨다'고 말했다.
나는 사실 기분이 정말 많이 나빠졌다.
영수증 그까짓거 안받아도 그만이니, 관둬버리라고 확 말해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온다.
스스로 분이 났다가, 기분 나쁜 티 내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마무리 지었다.
내가 여기에서 화를 내봤자-라고 한숨쉬며 돌아갔다.
#3.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오늘날 과학은 '인맥'이 중요하니까,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이라면, 이제 조금씩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약간의 사람들에게 인사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지 친한 사람이 아닌데도-
무척 친근감있게 이야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일본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당부까지 한다. 그리곤 정작 연락처는 알려주지 않는 자신. 뭔가 괴리감이 느껴진다.
일로서 만나는 사람들이니까-라고 생각해야 하는걸까?
내가 진짜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것을 예의상, 혹은 적당한 선을 긋는 차원에서 '괜찮다'고 말해야할지, 아니면 별 상관없는 것들이니까, '좋다'고 말해야 할지.... 정말 난감해지는 질문을 받을 때가 아닐까?
어리던 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든 아니든, 상대의 호의 자체가 고마워서 '좋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아무래도 적당히 '아는 사람'으로 상대를 대하는 방법을 배워버렸는지-
호의가 없었음에도 '좋다'고 말하고 있다.
아, 나, 스스로 좀 짜증난다.
#1.
학회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이 어때?'라고 물어보는데,
나는 솔직히 일하는 환경에 있어서 점차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중이다.
왜 세미나를 영어로 안하는지?(아.. 이거 정말 중요한데...ㅠ.ㅠ)
왜 처음부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는건지?
그런데, 이런 말을 학회에서 만난 사람에게 할 수도 없고....
(겨우 안면있는 사람에게 내가 왜 나의 직장을 나쁘게 이야기해?)
나는 그냥 '새로운 경험이라 좋고,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다'고 말하며, 정작 '일하는 환경'은 적당히 피하게 된다.
#2.
이탈리아 학회의 비서님. 활짝활짝 웃지만, 업무처리 왕 느리고 (두 달 전, 보낸 정보에 대해, 이제서야 다른 결제가능 정보를 보내달라고 하고), 영수증받으러 늦게 왔다는 이유로 나에게 짜증을 부린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그러냐고, 내가 계속 문제를 만들어 미안하다. 어쨌든 학회가 무척 좋았었다. 좋은 학회 마련하느라 수고가 많으셨다'고 말했다.
나는 사실 기분이 정말 많이 나빠졌다.
영수증 그까짓거 안받아도 그만이니, 관둬버리라고 확 말해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온다.
스스로 분이 났다가, 기분 나쁜 티 내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마무리 지었다.
내가 여기에서 화를 내봤자-라고 한숨쉬며 돌아갔다.
#3.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오늘날 과학은 '인맥'이 중요하니까,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이라면, 이제 조금씩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약간의 사람들에게 인사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지 친한 사람이 아닌데도-
무척 친근감있게 이야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일본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당부까지 한다. 그리곤 정작 연락처는 알려주지 않는 자신. 뭔가 괴리감이 느껴진다.
일로서 만나는 사람들이니까-라고 생각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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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생활 1년
14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2022년 6월부터 대전의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대전에 도착한 한 달 동안은 마치 한국어를 사용하는 어떤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였다.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벌써 1.5년이 지났다. 아직도 나는 대전이 낯설다. 이 낯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