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침부터 함박눈이 쏟아졌다.
기온은 영상인데-
눈이 하루 종일 쏟아지다보니.... 눈은 쌓이고 또 쌓여만갈 뿐,
차로도 인도도... 모두 눈이 뒤덮여버리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였다.
워낙 눈에 취약한 도쿄이다보니, 사람들은 일찍 퇴근해서 점심먹고 바로 가는 사람들도 많았고, 심지어는 출근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아... 나는 출근하지 않는 사람들의 염려도 이제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밖을 살펴보는 것이였다.
이른 아침시간까지도 함박눈은 계속 쏟아지고 있는 것이였다!
저거 봐라....
자전거가 완전 파뭍혀있다!
오늘 날씨 따뜻해서 수영하러 갈까-생각도 있었는데
자전거를 눈속에서 꺼낸들, 길이 저렇게 눈에 파뭍혔으니, 집에 있는 것 말고는 방도가 없는 셈이였다.
그래서 나름 생각하게 되던 것은 내 집 앞에 길은 내야....-_-;;; 앞으로도 좀 밖에 나갈 수 있을 텐데-라는 염려였다.
내가 사는 4가구 주택에서는 그 누구도 눈을 치우지 않기에...
저번 주의 폭설 뒤에서 우리 주택건물에만 눈이 고이고이 잘 모셔져서 자전거 꺼내기도 힘들었던 까닭이다.
헌데, 삽도 없고, 방수 장갑도 없고....
주변을 둘러보니,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고무장갑(!)과 세숫대야(!!) 였다.
보아하니, 영상이라 눈이 얼어붙지 않았기에... -_- 해볼만 해 보였고
무모한 눈치우기를 시작했다.
뭐, 나름 30분만에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2층에 올라오는 계단에 걸을 수 있는 공간도 만들고
자전거도 구출(?)하고,
음하하하. 도로까지 통로도 냈다.
이웃들은 차도까지도 삽으로 퍽퍽 눈을 퍼내며 집 앞의 길도 눈을 치우고 있었다.
이거 세숫대야로 끼일자리가 아닌듯 싶었는데 -_-;;;;;
눈 치우며 아픈 허리를 두드리고 있는 아주머니를 보니, 세숫대야라도 안하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서 함께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에헤. 세숫대야 불쌍해보였는지, 이웃분이 삽을 쥐어주시는게 아닌가.
ㅋㅋㅋㅋㅋ
오예. 그래서 삽으로 업그레이드 해서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수영이 아니라, 이렇게 삽질로도 운동이 되는구나!
땀뻘뻘 흘리며 치우다보니 드디어 드러나기 시작하는 도로가 보인다.
아침 일찍부터 눈을 치우시던 이웃집 아저씨는 길까지도 다 치우셨다.
허나 모든 집들이 알아서 집 앞의 눈을 치우는 것은 아니라서...
ㅎㅎㅎㅎ
길에 그대로 눈이 쌓인 곳이 더 많이 보인다만,
이렇게나마... 길을 치우고 나니까
무엇보다도 내가 다음날이 그렇게 걱정되지는 않는거였다.
눈치우며, 한 곳에 눈을 몰아서 쌓다보니, 저렇게 사람 키 만한 더미도 쌓인다.
사실 기대치도 않았던 좋은 일은 따로 있다.
그동안 전혀 이야기하기는 커녕, 볼 일도 없었던 이웃 사람들...
그 사람들을 눈을 치우며 만나게 되었는데
언제나, 무엇인가를 함께 하는 것은 묘한 동질감을 가져와서 쉽게 친해지게 해주는 법인 듯 싶다.
거기에다 그 분들은 무척 친근한 사람들이여서, 그렇게 어렵지도 않았다. 어떻게 보면, 어려운것은 커녕, 큰 호감을 보여주었다는 편이 옳은 듯 싶네.
'외국인 (한국인)', '영어', '우주과학 연구원'이라는 세 가지에 무척 흥미있어하시며 신기해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싶어하셨던 것이다. - (이웃들은 일반비지니스맨, 혹은 가정주부, 병원 등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이라, 영어를 쓸 일이 없는 분들이였다.)
내가 천천히 이야기하면 조금은 알아듣는다고 하자, 일부러 천천히, 몸집 손짓 다 쓰며 이야기해주시던 아주머니도 계셨는데, 도움이 필요할때면 언제든 말하라고까지 하신다.
유난히 내가 사는 주택건물의 사람들은 미스테리한건지- 내 건물 입주자들에 대한 궁금증들로 (누가사는 지, 왜 계속 셔터를 내리고 사는지, 얼굴은 봤는지 등등..) 자기들끼리도 한 참 이야기를 나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 여기도 그냥.. 평범한 사람 사는 동네구나!'라는 느낌이 들게 되는거였다.
또 다른 이웃 아가씨가 자판기에서 따듯한 차를 뽑아 수고하신다며 사람들에게 돌린 덕분에 우리는 휴식시간도 가졌으니!
아하하항~~~
운동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따뜻한 마실거리도 얻어마시고.
이거.... 꽤 괜찮은 눈구경이 된 듯 싶다.
저번주말, 눈 때문에 삿포로 눈축제를 못가서 맺히던 한이 이렇게 여기에서의 폭설(? - 여기 기준으로 이것은 폭설 중 폭설이다. 보통 눈이 와도 몇 센치, 그나마도 다 녹으니까..)로 다 풀리는 구나.
2014/02/15
2014/02/09
도쿄, 40여년 만의 폭설에, 나는 ... 눈축제보려다가 눈지옥을 맛보았다.
도쿄는 눈에 무척 취약한 도시다.
눈이 잘 안오다보니, 눈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눈이 좀 쌓인다 싶으면, 차들도, 열차도 모두 거의 마비되어 버리고, 길가의 눈들은 얼어붙어 일주일내내- 햇볕에 녹을때까지 방치된다.
다만... 나는 ... 내가 도쿄 날씨 역사의 한 장면에 이렇게 함께 있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거의 40년만의 폭설.
그리고 나는 전철에서 수 백 명의 사람들과 하룻밤을 지새워야 했던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어제, 바로 토요일이다.
일주일 전부터 토요일에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기는 했지만,
워낙 눈이 잘 안오거나 많이 오지 않는 곳이라서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나는 이번 토요일에 삿포로에 휴가차 날아갈 예정이였고, 날씨에 대한 염려는 추운 삿포로 날씨 뿐이였을 뿐이였지. 삿포로에서 열리는 일주일간의 눈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하루하루 커가기만 했었다.
그러나, 이럴수가.
토요일 아침부터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이나 비가 좀 많이 온다싶으면 꼭 연착되는 기차/전철이였기에,
평소라면 약 3시간이 걸리는 나리타 공항이지만 4-5시간 전에 출발해야 할 것으로 보여졌다 (실제로도 연착으로인해 약 4시간 걸렸다).
출발 직전까지도 나리타 공항의 항공 정보와 Jetstar (삿포로행 저가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정보를 확인하면서 항공기 취소가 뜨지 않았기에 비행기 상태에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출발을 했었다.
아니, 그런데. 또다시 이럴수가.
출발시간 2시간 전에서야 Jetstar는 전 항공편 취소를 선언했다.
이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우선 무너지는 나의 기대감을 추스리기도 버거웠지만,
우선 빠른 결정을 내려야했다.
계속 눈이 내리고 있었기에 돌아가는 길이 큰 문젯거리가 될것이 뻔했으니까.
그런데, ....
그 문젯거리는 결국 사실이 되고 말았다.
나리타 공항을 출발하는 열차부터도 1시간 연착을 하는 것이였다.
그 열차를 기다렸던 사람들로 열차는 만원이되었기에
나는 이 많은 사람 수를 믿었던 것도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집 못가는 일은 없겠지.'
다만 많이 늦어지겠구나- 싶어졌을 뿐이였다.
헌데, 나리타 공항을 떠나, 다음 정거장에 도착하더니,
눈때문에 늦어지니 기다려달라는 방송에 1시간 넘도록 기다려도 열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열차가 폭설에 더이상 움직일수없다는 결정을 방송으로 내보내는 것이였다.
나는 밖으로나가 우선 근처의 다른 교통편을 살펴봤다만-
도쿄에는 눈을 치우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서 밖의 길 사정은 형편없었다.
택시는 커녕 버스도 없었고,
근처의 모든 호텔들은 이미 만원이였다.
약 오후 9시가 되어가던 무렵....
도쿄까지 열차로도 1시간 걸리는 거리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장소-에 수많은 사람들이 발목이 붙잡혀 버렸다.
다행이라면, 작은 기차역의 곳곳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역사에서는 기차 2개를 개방해서 사람들이 안에서 쉴 수 있는 배려를 해주었다는 점이였다.그나마 사람들은 모두 기차 안에 들어가 밤을 지새울 수 있었던 셈이였지.
나는 내가 왜이리 이번에 날씨운이 없을까 한탄을 하던 찰나-
반대편에 앉아있던 아가씨들과 아저씨들을 보며 흠칫 놀라버렸었다.
나는 삿포로에 가던 참이라, 이미 추위를 충분히 대비했을 뿐더러 방수복과 방수 신발까지 신고 있었으나, 기차 안의 많은 사람들은 추위에 신문지를 덮거나, 다리를 목도리를 둘르며 추위를 모면하려고 하던 것이였다. 장거리 여행에서 돌아온 듯, 큰 짐을 들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아무말 없이 다만 묵묵히 기차안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워낙 천재지변에 체념이 단련된 까닭일까?
점잖은 그들의 처신에 나는.. 이번 경험이 꽤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일본생활 - 비상대피상황의 경험이 되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점차, 시간이 지나, 날이 밝아도 기차는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기차가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글쎄 영어 소설책 한 권을 다 읽을 정도였으니!
(보통 한 권 읽는데 몇 달 걸리는데... 기차가 멈춰있는 동안, 책읽기 말고는 할 일이 없었다...ㅠ.ㅠ)
결국.. 날이 밝아, 햇빛이 나던 오후 1시.
기차는 도쿄를 향해 드디어 출발 했다.
다만, 도쿄로 가는 길은 여전히 고난의 행로였고...
잦은 연착을 바탕으로 나는 오후 8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눈축제를 보려던 나의 휴가 계획은... 나리타에서 장장 32시간을 보내고
고생스럽게 돌아오는 것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 기억이 왠지 일본 생활에서의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될 것임을 예감하게 되는 거다.
허나, 아무리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해보아도,
오랫동안 가보고 싶어했던 홋카이도에 가지 못한 것과
이렇게 주말 내내 고생을 했다는 것은 큰 서운함을 넘어 외로움까지 생기는 기분이였다.
"집에 돌아온게 어딘데-, 서운함이라니! 이렇게 주말을 마무리할 수는 없어!"
나는 ...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나의 무사귀환(?)을 축하는 작은, 그러나 성대한.... 저녁식사파티를 열었다.
그동안 비싸서 못사먹었던, 왕게 살과 생선알, 각종 생선회를 슈퍼마켓에서 집어왔다.
그리고 재빨리, 인터넷으로 봤던 홋카이도의 된장연어국을 흉내내서 만들고,해산물을 잔뜩 넣은 해산물 리조토를 만들고, 가벼운 야채류를 준비했다.
삿포로 하면, 삿포로 맥주 아니던가!
그리고 후식도 빼놓을 수 없기에, 녹차 아이스크림 아포가토로 마무리를 지었지.
아하하하항. 나의 뼈아픈 주말을 이렇게 나를 위한 저녁으로 많이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다만, 너무 피곤해서 뭔 맛으로 먹었는지는 모르겠다.
눈이 잘 안오다보니, 눈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눈이 좀 쌓인다 싶으면, 차들도, 열차도 모두 거의 마비되어 버리고, 길가의 눈들은 얼어붙어 일주일내내- 햇볕에 녹을때까지 방치된다.
다만... 나는 ... 내가 도쿄 날씨 역사의 한 장면에 이렇게 함께 있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거의 40년만의 폭설.
그리고 나는 전철에서 수 백 명의 사람들과 하룻밤을 지새워야 했던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어제, 바로 토요일이다.
일주일 전부터 토요일에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기는 했지만,
워낙 눈이 잘 안오거나 많이 오지 않는 곳이라서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나는 이번 토요일에 삿포로에 휴가차 날아갈 예정이였고, 날씨에 대한 염려는 추운 삿포로 날씨 뿐이였을 뿐이였지. 삿포로에서 열리는 일주일간의 눈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하루하루 커가기만 했었다.
그러나, 이럴수가.
토요일 아침부터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이나 비가 좀 많이 온다싶으면 꼭 연착되는 기차/전철이였기에,
평소라면 약 3시간이 걸리는 나리타 공항이지만 4-5시간 전에 출발해야 할 것으로 보여졌다 (실제로도 연착으로인해 약 4시간 걸렸다).
출발 직전까지도 나리타 공항의 항공 정보와 Jetstar (삿포로행 저가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정보를 확인하면서 항공기 취소가 뜨지 않았기에 비행기 상태에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출발을 했었다.
아니, 그런데. 또다시 이럴수가.
출발시간 2시간 전에서야 Jetstar는 전 항공편 취소를 선언했다.
이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우선 무너지는 나의 기대감을 추스리기도 버거웠지만,
우선 빠른 결정을 내려야했다.
계속 눈이 내리고 있었기에 돌아가는 길이 큰 문젯거리가 될것이 뻔했으니까.
그런데, ....
그 문젯거리는 결국 사실이 되고 말았다.
나리타 공항을 출발하는 열차부터도 1시간 연착을 하는 것이였다.
그 열차를 기다렸던 사람들로 열차는 만원이되었기에
나는 이 많은 사람 수를 믿었던 것도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집 못가는 일은 없겠지.'
다만 많이 늦어지겠구나- 싶어졌을 뿐이였다.
헌데, 나리타 공항을 떠나, 다음 정거장에 도착하더니,
눈때문에 늦어지니 기다려달라는 방송에 1시간 넘도록 기다려도 열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열차가 폭설에 더이상 움직일수없다는 결정을 방송으로 내보내는 것이였다.
나는 밖으로나가 우선 근처의 다른 교통편을 살펴봤다만-
도쿄에는 눈을 치우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서 밖의 길 사정은 형편없었다.
택시는 커녕 버스도 없었고,
근처의 모든 호텔들은 이미 만원이였다.
약 오후 9시가 되어가던 무렵....
도쿄까지 열차로도 1시간 걸리는 거리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장소-에 수많은 사람들이 발목이 붙잡혀 버렸다.
다행이라면, 작은 기차역의 곳곳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역사에서는 기차 2개를 개방해서 사람들이 안에서 쉴 수 있는 배려를 해주었다는 점이였다.그나마 사람들은 모두 기차 안에 들어가 밤을 지새울 수 있었던 셈이였지.
나는 내가 왜이리 이번에 날씨운이 없을까 한탄을 하던 찰나-
반대편에 앉아있던 아가씨들과 아저씨들을 보며 흠칫 놀라버렸었다.
나는 삿포로에 가던 참이라, 이미 추위를 충분히 대비했을 뿐더러 방수복과 방수 신발까지 신고 있었으나, 기차 안의 많은 사람들은 추위에 신문지를 덮거나, 다리를 목도리를 둘르며 추위를 모면하려고 하던 것이였다. 장거리 여행에서 돌아온 듯, 큰 짐을 들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아무말 없이 다만 묵묵히 기차안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워낙 천재지변에 체념이 단련된 까닭일까?
점잖은 그들의 처신에 나는.. 이번 경험이 꽤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일본생활 - 비상대피상황의 경험이 되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내가 하룻밤을 지새운 나리타공항 근처의 기차역) |
(왼편의 기차가 사람들에게 개방되었었다.) |
점차, 시간이 지나, 날이 밝아도 기차는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기차가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글쎄 영어 소설책 한 권을 다 읽을 정도였으니!
(보통 한 권 읽는데 몇 달 걸리는데... 기차가 멈춰있는 동안, 책읽기 말고는 할 일이 없었다...ㅠ.ㅠ)
결국.. 날이 밝아, 햇빛이 나던 오후 1시.
기차는 도쿄를 향해 드디어 출발 했다.
다만, 도쿄로 가는 길은 여전히 고난의 행로였고...
잦은 연착을 바탕으로 나는 오후 8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눈축제를 보려던 나의 휴가 계획은... 나리타에서 장장 32시간을 보내고
고생스럽게 돌아오는 것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 기억이 왠지 일본 생활에서의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될 것임을 예감하게 되는 거다.
허나, 아무리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해보아도,
오랫동안 가보고 싶어했던 홋카이도에 가지 못한 것과
이렇게 주말 내내 고생을 했다는 것은 큰 서운함을 넘어 외로움까지 생기는 기분이였다.
"집에 돌아온게 어딘데-, 서운함이라니! 이렇게 주말을 마무리할 수는 없어!"
나는 ...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나의 무사귀환(?)을 축하는 작은, 그러나 성대한.... 저녁식사파티를 열었다.
그동안 비싸서 못사먹었던, 왕게 살과 생선알, 각종 생선회를 슈퍼마켓에서 집어왔다.
그리고 재빨리, 인터넷으로 봤던 홋카이도의 된장연어국을 흉내내서 만들고,해산물을 잔뜩 넣은 해산물 리조토를 만들고, 가벼운 야채류를 준비했다.
삿포로 하면, 삿포로 맥주 아니던가!
그리고 후식도 빼놓을 수 없기에, 녹차 아이스크림 아포가토로 마무리를 지었지.
아하하하항. 나의 뼈아픈 주말을 이렇게 나를 위한 저녁으로 많이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다만, 너무 피곤해서 뭔 맛으로 먹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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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생활 1년
14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2022년 6월부터 대전의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대전에 도착한 한 달 동안은 마치 한국어를 사용하는 어떤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였다.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벌써 1.5년이 지났다. 아직도 나는 대전이 낯설다. 이 낯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