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러시아에 올 일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아는 것이 없을 뿐더러, 왠지 사람들이 무섭고 차가울 것 같다는 인상이 강했다.
아무래도 헐리웃 영화를 너무 많이 보았고, 무엇보다도 북한과 사이가 좋던 과거사가 여짓껏 내 마음속에 공산주의국가로서 인상이 남아있는 모양이다.
물론 최근들어서는 우크라이나 문제와 민간항공기 격추라는 역사에 남을 중대한 사고를 저지른 상태이다보니, 국가 이미지가 매우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이번 방문은 러시아를 가고 싶어서 보다,
중요한 출장이 열리다보니 가게 된 것이였다.
다만 10일간의 짧지않은 출장이였던 만큼, 간간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COSPAR라고 격년으로 열리는 국제우주과학 학회가 열리는데 제작년은 독일, 작년은 인도, 그리고 올해는 모스크바 차례가 되었다.
올해 이 학회에서 금성에 대한 세션이 3일에 걸쳐 논의되다보니 중요도가 높아, 올해 꼭 가야하는 학회로 나는 일찍부터 점찍어 놨었다.
우선 모스크바에 대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 매우 즐거웠다.
사람들도 친절했고, 볼거리와 흥미로운 것들이 많아 깜짝 놀랐다.
이는 물론 내가 기대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만,
러시아 근대화가들의 그림들에 놀랐고, 흥미로운 과거의 건축물과 거대한 공산국가시절의 건물들의 극명한 위화감은 신기함으로 다가왔다. 물론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안내'표시 부족은 절대적이였으니. 하지만 익히 다른 가이드북이나 웹사이트등을 통해 듣고 걱정했던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전혀 격지않는 행운이 있었다 (오히려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서 도움 여러차례 받았으니 운이 좋았던 모양이다).
우선 맛보기로,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부터 올려본다.
(학회가 열린 모스크바 대학)
주 목적이 학회였던만큼, 학회관련 그룹투어에 참석할 수 있었던 것이 나에게는 이번 모스크바 여행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소셜이벤트 중 하나였다.
여러가지가 있었다만, 내 마음을 단번에 휘어잡은 것은 우주비행사 훈련소였다.
세계 최초 우주 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이 훈련을 했던, 그리고 현재까지도 계속 쓰이는 유서깊은 훈련소이다보니, 이 학회를 통하지 않고서는 내가 혼자 찾아와볼 수 없는 곳이다. -학회를 통해서도 한 달 전 예약, 여권 준비가 필수조건이였다. 그리고 평소에는 영어가이드가 없는데, 이날은 단체관광객인 덕분에 영어가능 가이드가 함께 갔다.
(안타깝게도, 나는 박물관이나 갤러리 마냥, 내부 촬영이 금지될 것으로 지레짐작하고선 카메라를 들고 가지 않았다가, 뒤늦게 촬영이 가능하다는 말에 핸드폰으로 찍을수밖에 없었다.)
(유리 가가린이 사용한 프로토 타입의 지구귀환선과 같은 모델)
현재도 계속 훈련장소로 쓰이다보니, 실제 우주정거장에 배치될 우주비행사들의 훈련이 이루어진다.
여기에서 흥미롭게 살펴볼수 있는 것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지구 귀환선과 그 안에서 시뮬레이션 훈련을 받고 있는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모습이였다.
(여기서 잠깐 영화 '그래비티'가 떠오르더라.)
(옆의 관리센터에서는 훈련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정도 수준이라면,
'아, 흥미롭다'라고 생각하고 돌아갈 정도였는데-
와우. 이 날 투어의 하이라이트라면 뭐니뭐니해도, 수중 훈련장면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였다.
사진의 가운데 가까이 있는 사람이 훈련을 받고 있는 비행사.
우리는 주변의 유리창으로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옆에서 NASA에서 온 한 할아버지는 'NASA에서는 이렇거 일반 공개 안되는데!!'라며 연신 카메라를 찍어대신다.
나는 당연히 처음 보는거니까 신기해서 바로 핸드폰 촬영.
거기에다 더불어 중력실험장치도 볼 수 있었다.
저 어마어마한 대포처럼 생긴 기구는 원심력을 이용해서 지구 중력의 30배까지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실제 우주 비행사 실험으로는 30배까지는 안쓴다고-
일반적으로 지구 귀환선의 회전력으로 인해 2-3배 정도의 중력이 가중되지만, 최악의 경우 6-8배 중력이 가중된 적이 있다고 한다.
그정도면 실신하고도 남을 정도라고 하는데, 나는 경험부족으로 전혀 실감나지 않는다;;
이정도로 마무리하고, 약 2시간 걸려 모스크바의 학회장에 돌아오는 것으로 짧은 투어를 마무리했다.
그 다음날이였던가 ?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해지는데, 학회를 마치고,
지인들과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이였다. 늦은 저녁이였으니, 약 10시 무렵이였던 것 같은데,
늦은 시간이였덕분에 모스크바 시가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붉은 광장 - 좌편이 크렘린, 정면은 박물관)
(역시, 붉은 광장 - 바질성당)
진짜 카메라 사진은 안타깝지만-
다음 기회에 소개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