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7
한국에서 들려오는 비보를 보면서
대형 제주행 페리가 2시간만에 가라앉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선장이 입을 열어야 할테고-
현재로서는 300명의 실종자들을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만 뉴스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데,
사고 시점에서 만 하루가 훌쩍 지나버린 현재로서, 10도가량의 찬 물속에서 과연 생존자가 있을 수 있을까?
나쁜 날씨와 빠른 물살에 구조대는 진입을 하지도 못하고 있는 모양이였다.
상황을 더욱 심란하게 만드는 사실은, 고등학교 수학여행단이 승객이였다는 점이다.
객관적인 사실의 뉴스만 볼 때는 몰랐는데-
학생들이 마지막 순간에 주고받았다는 카톡 메세지들까지 나오면서는
감정적인 부분들을 자극하게 되는 것이였다.
"죽을지도 몰라"라고 적혀있던 메세지.. 귀여운 카톡 글씨체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저런 글을 친구나 자식에게서 받으며, 정말 죽는다는 것인지 실감없이 얘가 왜이러나-했을 것만 같아서 더 마음이 쓰리다.
문득 기억난다.
어린시절에 영화관에서 타이타닉을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었다.
그래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영화의 장면은...
주인공이 아니였다.
내가 가장 마음아프게 느꼈던 것은,
사람들-
두동강 나는 뱃머리를 붙들고 살고자 울부짓던 수백의 보통 사람들이였다.
망망한 대양, 얼어붙는 차가운 얼음물..
그 모습이 나는 그렇게 공포스러우면서도 슬펐던 것이였다.
이번 페리의 사고를 보면서 떠올리게 되는 것이 타이타닉이였다.
그리고 나의 수학여행 때를 떠올리며 감정이입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생존자가 많기를 바란다는 메세지들이 고맙다.
그러나 만 하루가 지나버린 지금,
한국에서의 뉴스에서는 여전히 진입조차 못하고 있다고 하니까
희망은 거의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가족과 친구를 잃은 화는 누가 받아 줄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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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생활 1년
14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2022년 6월부터 대전의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대전에 도착한 한 달 동안은 마치 한국어를 사용하는 어떤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였다.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벌써 1.5년이 지났다. 아직도 나는 대전이 낯설다. 이 낯설음에 ...
난 이나라가 싫어지고 있어...
답글삭제내 얘기 듣던 영국인 친구가 영국에서는 수 년 전에 자동차 운반하는 배가 자동차 진입구 문을 닫지 않고(!) 출발해서 가라앉은 사고가 있었다더라 -_-;;;
삭제이탈리아에서는 선장이 만취해서 배 가라앉히곤 자신은 제일 먼저 탈출했던 일도 있었다고.
-_-;;;;;;
뭐... 안전불감증은 어느곳에든 있는 모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