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네다에서 가고시마까지 비행기를 타고가서 배를 타고 야쿠시마에 들어갔었다.
큐슈와 오키나와 사이에 있는 야쿠시마는 일본내에서 꽤 유명하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은 방문해보지 못한 곳인 듯 싶었다.
야쿠시마에 다녀왔다고 하니, 다들 놀라던 눈치였으니!
그만할만한 것이-
야쿠시마는 세계자연유산지로 지정되어 그 자연이 매우 잘 보존되고 있는 버스로 약 2시간 정도 돌아야 한바퀴를 돌 수 있는 큰 섬이기 때문이였다.
쿠로시오 난류가 휘감고 지나가는 자리에 위치한 덕분에 일년 중 절반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비가 오지 않더라도 해발고도 2,000 m가량의 산은 대부분의 시간이 안개에 휩싸여있다.
높은 습도로 인해, 1000년넘는 고목들은 이끼로 덮여있고, 밀림을 방불케할 정도로 숲은 죽은고목들위로 새로운 나무들이 덩굴처럼 얽혀 고요한 듯,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사실 덕분에 이 섬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인 '모노노케히메'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것이다.
사진은 가고시마 시내에서부터 시작한다.
전차 (160엔 고정요금)도 다니는 옛날풍의 도시.
항구 너머로는 현재 활발하게 화산 활동중인;; 사쿠라지마가 보인다.
흐린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른편의 산꼭대기로 황산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사쿠라지마의 활화산에서는 가고시마 시내까지도 화산재를 뿌리고 있다.
가고시마항구에서 야쿠시마까지 약 4시간 배를 타고 들어는 길에는 사쿠라지마의 뒷편에 위치한 분화구의 연기를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데,
망원렌즈로 찍었더니,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까지도 볼 수 있었다.
관광지로 유명한 야쿠시마라서 그런지, 야쿠시마 항구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주룩~ 열지어 있다.
먼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계속 야쿠시마로 이어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 섬에는 관광사업이 섬의 경제에 큰 위치를 차지할 것임이 분명했다.
섬 특산물 중 하나인 날치회를 먹어보다가, 버스를 놓치느 바람에... -_-;;;
항구에서 약 1시간 반을 빈둥거리며 버스를 기다려야했다.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자주 있지 않으므로 시간을 잘 알아봐야 할 듯.)
한적한 항구의 모습이 우리나라의 작은 항구와 매우 비슷한 분위기.
섬의 서쪽 귀퉁이 해변에 위치한 숙소는 꽤 아름다운 곳이였다.
아주 거친 모래사장이 있는 해안가였는데,
마침 뜻하지 않은 귀한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야쿠시마에 들어가는 배 위에서 여행책자를 읽으며 '혹시'라며 생각하던 것이...
5월 16일부터 6월 초까지 실제로 바다거북들이 매일밤마다 야쿠시마 해안에 올라와 산란을 하고 바다로 돌아간뒤, 7-8월이 되면 부화한 바다거북 새끼들이 바다에 돌아가는 볼 수 있다는 것이였다.
기간이 맞아 떨어지면서 가이드와 함께 바다거북을 살펴보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매일 밤 8시 30분부터 11시까지 (숙소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약 800 yen을 지불하면, 바다거북 수효를 조사하는 사람들의 무리의 도움으로 바다거북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행사는 내 기대보다도 훨씬 더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어서 염려스러울 정도였다. 내 기대치라면, 바다거북을 한 번 보는 것이였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감동에 휩싸일것임이 분명했고, 가이드는 온갖 주의사항들을 나열했기에, 산란을 위해 올라온 바다거북을 매우 조심스럽게 한 번 보고 돌아가는 일정이 될 것으로 기대하게 되었던 듯 싶다.
그러나 실제는 한 번 보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이였다. 바다 거북을 발견했다는 무선 메세지에, 가이드가 약 50여명의 관광객을 이끌고 '조용히'라며 현장으로 갔는데, 그곳에는 92cm 짜리 대형 바다거북이가 구덩이를 파서 알을 낳고 있는 곳이였다. 한 바퀴 휘 돌며 (거북이의 뒷편으로) 한 사람, 한 사람 구덩이와 알을 낳는 현장을 보는 것으로 이미 감동이 깊어져서 '돌아가겠거니'했는데....
으음...? 안돌아가고 사람들을 바다거북 주위로 부르는게 아닌가?
바다거북이가 불빛에 민감하다고 극구 주의를 늘여놨었는데...
알을 낳고 있는 거북이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계속 노출시키며, 가끔은 바다거북의 머리까지 손전등으로 비추는 가이드의 모습에 나는 좀 깜짝 놀랐었다.
과연 ... 이런 행사에 '민감하다고 하는' 바다거북이가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을지? 걱정이 될 정도로.
어쨌든, 이 행사는 바다거북이 산란을 마치고, 약 50cm 깊이의 구덩이를 뒷 지느러미(? 뒷발이라고 해야하나?)로 메운뒤 바다로 돌아가는 모습까지 보며 마무리를 짓는 일정이였다.
조사위원들은 돌아가는 바다거북의 뒷지느러미에 택을 달았다. 멸종위기종이니, 그 수를 헤아리려는 것 같았다만, 정확한 용도는 잘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3일 일정의 터프한 하이킹을 시작했다!!
3일간 무인산장에서 머물며 세계자연문화유산지역을 가로지르는 일정이였다.
하이킹은...
사실 매우 많이 힘들었다.
3일의 하이킹 중 2일 내내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산 정상(해발 2,000 미터)에서는 강풍까지!
비는 옆으로 산을 타고 불어내렸다.
방수 자켓과 바지, 등산화에 방수 가방과 비닐봉지로 가방안의 물건들을 싸맺건만.... 결국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어버려서 약 8 kg의 배낭의 무게는 10 kg까지도 되었을 것임이 분명했다. (식수와 음식, 버너와 가스, 그리고 침낭과 매트까지 챙겨가야 했기 때문)
산은 무척 험해서 '등산로' 표지가 ....... 나무로 뒤덮여 있어서 나무 하나 놓인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거나, 밧줄을 타고 암벽등반하듯 오르내리는 구간들이 수시로 나타났고, 습지까지 곳곳에서 나타나 이건...
그 어떤 다른 등산들보다도 매우 험난했다.
-_-
이건...........
휴가가 아니라,
해병대 병영체험을 한 듯 한....... -_-;;;;;;;;;
쿠로시오 난류로 인해, 수온이 30도 까지도 오르는 해역이다보니... 수증기 공급이 매우 활발한 듯 싶었다. 그래서 해안에서는 '안개' 혹은 약간의 구름에 불과하더라도
산을 타고 공기가 오르면서, 산 정상과 계곡 등지는 대부분 안개나 안개비 혹은 비를 항상 품고 있다. 아무래도 이런 탓에 대부분의 야쿠시마에 방문한 관광객들의 사진은 안개에 덮여있던 것인가!
그나마 다행이라면, 마지막 하이킹 날에는 드디어 햇빛을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섬에 흔하게 존재한다는 야생 사슴과 원숭이들도 볼 수 있었으니! :)
럭키!
하이킹을 마친 뒤,
사실 온 몸이 다 뻐근하고 비에 젖은 온갖 물건들을 말리느라 정신이 없었다.그리고 야쿠시마에서 가고시마로 돌아가는 뱃머리.....
야쿠시마의 모습이 멀어질수록,
평생남을 기억이 될 장소임을 깨닫게 된다.
아래의 사진들 부터는 가고시마 항구...
- 드디어 문명의 세계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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