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와 후지산으로 관광을 나섰다.
일본에서 지낸지도 벌써5개월 째이건만,
바쁜 생활 속에서 사실 하루 넘는 여행을 떠나는 것이 어려웠었다.
하지만 엄마가 오시는 기회에 나도 처음으로 휴가를 내서 엄마와 이곳저곳을 다녀보게 되었다.
내가 가자는대로 가겠다는 엄마였지만,
지루해하는 엄마를 끌고 다닐수도 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나름 내가 재미있게 다닐 수 있고, 엄마도 재미있게 다닐 수 있을 만한 곳들을 고심하기 시작했었다.
+ 시장을 다니며 '좋은 것을 저렴하게' 사는 것을 즐기는 엄마
+ 내가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엄마
+ 내가 생각한 일본의 상징적인 '관광지', 그러나 편하게 짧은 시간내에 다녀오기 좋은 곳
으로 생각하며 골라본 곳들은,
도쿄 중심부에 위치한 우에노 공원과 아사쿠사 지역과 도쿄 야경을 보기 위한 오다이바 후지TV타워, 그리고 츠키지 어시장이였고,
근교로 내가 있는 연구소와 후지산이 병풍배경처럼 서있는 카와구치 호수 (후지산에 근접한 5개 호수 중 하나. 각 호수들마다 좋은 풍경을 갖추다보니, 호텔들이 즐비하다)였다.
하지만 막상 닥쳐보니,
이 모든 곳을 가보기에는 사실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좀 어려웠고, 적당히 쉬엄쉬엄 관광을 해나갔었다.
첫째날에는 비행기 탑승올 피곤한 엄마를 이끌고 집에오는 것으로 다 보냈고,
둘째날에는 내가 지내는 연구소를 구경한 뒤, 근처의 쇼핑센타에서 다 보냈다.
그리고 진정한 관광이 있었던 셋째날부터 다섯째날까지, 도쿄와 가와구치에 각각 1박을 하며 구경을 했는데,
도쿄에서는 우에노 공원과 근처의 시장(남대문시장 같은)을 다닌뒤 녹초가 되어 호텔에 가기 바빴고, 다음날에는 새벽 3시에 일어나 츠키지 참치 경매를 보고 났더니, 피곤해서 카와구치 호수까지 가는 것 만으로도 벅찼다.
그나마 카와구치의 호텔에서 잘 먹고, 목욕하고 푹 쉬었더니, 그간의 피로가 좀 풀리던 듯.
마지막 날, 비온 뒤 맑게 개인 하늘을 배경으로 완연한 후지산의 모습을 보며 사진찍기에 바쁘다가,
내가 사는 집으로 돌아오니 5일이 휘릭 지나버렸었다.
마지막 날에는 이런저런 엄마의 채비를 도와 공항에 같이 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었네.
6일이라는 시간동안 사실 관광 자체보다도,
엄마와 이런저런 것들을 함께 했다는 것이 더 중요한 부분이 아니였을까 싶어진다.
처음으로 구글블로그에 글을 써보는 것이니, 테스트 삼아 몇 개의 사진을 올려본다.
봄이 시작하는 무렵이라, 벚꽃이 막-피려고 망울지고있던 우에노 공원부터~!
안내지도에는 국립박물관을 비롯해서 미술관 등 큰규모의 전시기관이 어림잡아도 5개는 넘게 있었다.
나중에 볼 (심적인) 준비가 되거든 박물관을 보러 찾아와볼 만한 곳이 아닐까?
아름드리 오래된 벚나무가 많았는데,
이 꽃들이 일제히 개화한다면 얼마나 멋질지 화려한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멋진 곳이였다.
하지만 아직 시기가 안와서, 겨울의 앙상한 가지들이 다 보였는데,
그래서 좋은 점이 하나 있었다면,
한 튼튼한 가지에 집고양이 두 마리(같은 스타일의 목걸이 달려있었다)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잘 볼 수 있었다는 것이였다.
이 두 마리의 고양이는... 낮잠을 즐기는 것인지, 사람들의 이목을 즐기는 것인지 잘 구분되지 않는 오묘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_-
사람들이 이 두 마리의 고양이의 모습에 놀라고 귀여워하며
사진을 찍기위해 고양이 주변으로 엉청난 인파가 몰려있었던 것이다.
개슴치레 눈을 뜨고 있던 것이...
이건, 파파라치의 수많은 셔터세례를 아무렇지않게 보는 듯한 배우의 포스가 느껴지는 듯 했다.
은근히 구석구석, 벌써 벚꽃의 색을 물씬 품는 나무도 있었고,
도쿄 만이 가까워서인지, 갈매기도 날아다닌다.
사람으로 가득해서 한적함과는 거리가 먼 공원이였지만,
도심 내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울창한 공원이 있다는 것은 삭막한 도쿄시내에서 무척 소중한 부분이 아닐까?
아래의 사진들은 세계 최대급 규모의 츠키지 어시장이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4시에 부랴부랴 도착한 곳이 있었으니-
그것은 120명의 관광객에게만 공개되는 (선착순이라서, 실제 경매는 5시20분에 열리지만 4시 반 정도면 이미 마감해버린다) 참치경매장이였다.
참치에 대한 수요가 대단한 일본이다보니,
참치경매의 규모또한 세계최대급이라 세계 곳곳의 관광객들의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일본인보다도 외국인이 훨씬 많이 오는 듯 싶었다.
나중에 생각을 정리해서 적을테지만, 이런 것을 보면, 먹는 음식에 대해- 함부로 하지 말고, 경건하게 그리고 적당한 양만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
참치의 꼬리부분만으로, 마리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참치를 골라야 하다보니, 다들 부척 신중하다. 보고, 보고, 또 보고... |
나에게 참치는 사실 .... 참치캔으로서 익숙하지,
참치회는 잘 모른다.-_-
세계 최대급의 어시장 경매라는 말과 120명에게만 공개된다는 희귀성에
관광객으로서 확 관심이 끌렸다.
'일본인의 현재 모습'을 본다는 취지로서도 이 경매의 모습이 많이 궁금했었기도 하고...
사실, 경매 과정과 어시장의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그리고 문득 보기에 대부분의 상인들은 사실 판매를 위해 바쁜 것이 아니라,
상품 포장과 우송으로 정신없이 바빴다. 아무래도 이곳에서는 도매를 주로하는 듯 싶었다.
사실 다니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와중에서도 거의 반은 관광객(카메라를 들고다니던), 겨우 반만 전문적으로 장화를 갖춰신고 나온 주변의 식당사람들인듯 싶었다.
그리고 이른 점심으로 스시를 먹으러 간 유명한 곳들에는 이미 100미터가 넘는줄이 있었다(월요일 아침이였으니, 이들이 모두 관광객이란 의미).
나와 엄마는 2시간 넘게 기다릴 자신도 없고,
유명한 곳의 스시라고 해서 딱히 구분할 자신도 없기에 바로 옆집의 빈자리에 바로 착석했다.
우리는 여기서먹을 수 있는 비싼 스시세트를 사먹었는데-
아무리 빈자리가 있던 옆 집이라지만, 신성한 재료 덕분인지
우와~!!!! 탄성이 절로 나오는 스시가 나왔었다.
이렇게 비싼 스시는 내 생전 처음 먹어본 것이였지만,
그동안 먹어본 스시들과 다른-
입안에서 '녹아버리는' 참치 배부분과
'쫀득'했던 (주의- 쫄깃이 아니다) 오징어 스시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다른 스시들도 맛있게 먹었는데, 내가 원래 어떤 지 잘 알지 못해서 그런지 뚜렷한 인상이 남지는 않았다)
이렇게 츠키시 시장을 마무리하고,
총 약 3시간 걸려서 후지산이 보이는 우리의 호텔에 도달했다.
구름잔뜩,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오후다보니, 후지산이 하나도 안보였었다!
매우 실망했었다만----
다음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배경으로 한 후지산이 호텔 창으로 뚜렷하게 보이던게 아닌가!
이야~!
새벽, 호텔방 창문으로 보이던 후지산! |
호텔의 노천탕에 앉아 노천탕 물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와 함께 멀리
후지산의 하얀 설경을
느긋하게 바라보던 것이 이 날의 가장 보람된 일이 아니였을까 싶다.
후지산은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그러고 보니 츠키지 시장도!!) 자주는 가는데 만날 간데만 가니 여러군데 다니고 싶긴허다.ㅋ 블로그 이전 축하!(라고 해야되나, 무튼;)
답글삭제응 ㅎㅎㅎ. 고마워.
삭제아무래도 짧은 일정으로 방문하다보면 여러 곳에 다니기는 어려우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후지산 등산로 개방하는 7-8월에는 꼭 1-2박 일정으로 정상에 오르고 말겠다고 벼르고 있어.
어머니랑 좋은 시간 보냈구나~ 어시장은 정말 가보고 싶었는데 재미있었겠다 ㅎㅎ
답글삭제그 전 주에 상대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빡세게 돌아다녔는지 이제야 실감이 나네-_-
이제 도쿄에 벚꽃이 만개한걸 보니 또 가고 싶구만.
그래도 아사쿠사가 볼거리가 많았었지!
삭제어시장도 재미있는 곳이긴한데, 너무 새벽에 일정이 시작하는 바람에,
그 뒤에는 그냥 바로 녹초가 되더라-_-; (한국에서도 어시장 새벽 경매는 너무 일찍이라서 가 본 적이 없었는데)
어쨌든, 이제서야 도쿄가 꽤 볼거리가 많은 곳임을 조금씩 알게되는 것 같아.
저 잘 찾아왔어요. ^^ 일부러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참치경매...저는 사전 정보가 부족해서 결국 허탕을 쳤는데 보셨다니까 부러워요! 일본참치와 어시장과 관련해서 논문을 쓴 인류학자도 있답니다. ㅎㅎㅎ
답글삭제답글로 알려주시니 고마워요^^ 거기까지 갔는데 허탕이였다니..ㅠ.ㅠ 많이 아쉬웠겠어요.
삭제하지만 일본 여기저기 많이 다니신 듯 싶어서 놀라운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