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11

일본에서 분실물 찾기

저번주 금요일이였다.
모처럼 은행의 ATM기에서 돈을 찾은 뒤,
쇼핑을 하다보니, 이것저것 많이도 사버렸었다.
그래도 저녁거리를 만들어먹을 생각에 부랴부랴 집에 돌아왔는데...

아니....!
열쇠지갑이 보이지 않는 거였다.
어이쿠야.
열쇠 없이 집에는 도대체 어떻게  들어가고,
연구실은 어떻게 들어간단 말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ATM기 앞에서 열쇠지갑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주워들고 ATM기를 사용했었던것이 열쇠지갑이 기억나는 마지막이였고,
분명 ATM기 옆에 두었을 터였다.
이미 1시간도 전의 일이라, 과연 그 자리에 있을지 모르겠다만,
방도가 없기에 나는 힘껏 자전거 패달을 밟아 은행 ATM기에 되돌아 갔다.

앞서 사용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부스에 들어가보니,
아무리 봐도 휑한 ATM기 주변이였다.
아아아아...
어쩐다냐.....
그래도 혹시 싶은 마음에 은행 창구와 연결된 전화기를 집어들었다.
일본어가 안통해도, 혹시라도 어떻게든 의사전달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어처구니 없는 처사였지.
그런데, 정말 운 좋게도, 내가 일본어를 잘 못하자, 영어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으로 교환해주는게 아닌가!!
그 사람을 통해, 은행 쪽으로는 통보된 분실열쇠가 없다는 사실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혹시 가장 가까운 파출소에 문위해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말을 해주는거였다.

아, 은행의 ATM기는 사실 전철 역사에 있는 거였는데,
역 광장에 작은 파출소가 있는 것을 오며가며 눈여겨봤던 것이 기억났다.
사실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만, 마지막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파출소로 향했다.
역시나 말이 안통했지만...
어설픈 일본어를 최대한 동원해서, 쉬운 영어단어와 섞어서 말하다본니....

우와와아아아아!!!
파출소의 경찰관은 '아....'하면서 들어가서 뒤적뒤적 하더니,
내 열쇠지갑을 들어보이며, '이거?'라는 게 아닌가!

우와와아아아아아~!!!!
파출소에서 정말 무엇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일본의 사회가 새삼 감탄스럽게 느껴졌다.
(다음날, 일본인 친구에게 들은 바로는 내가 운이 매우매우 좋은 것일 뿐, 사실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단다. 그러니, 혹시라도 분실물을 못찾는다해도- 특히, 지갑없이 열쇠만 잃어버리는 경우는 거의 포기해야 할지도...)

그러나 한 고비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었다.
파출소에서 분명, 나의 신분 확인을 해야, 분실물을 넘겨줄 것이 분명했으니까.
짐작하던대로, 약 30분 동안.... 지루한 서류작성이 이어졌고,
다음날 새벽 7시(!!!)에는 확인 전화까지 오더니- 사실 방문 가능하냐는 문의전화였다 -
결찰관이 방문해서 전 날 작성한 서류에 최종 확인을받고 돌아가는 거였다.

아..
이렇게 분실물 처리가 이어지는 구나.
전 날 새벽 2시에 잠들어서 새벽 7시 방문이 너무 과하게 느껴지기는 했어도-
분실물을 찾았다는 점, 그리고 분실물을 아무에게나 주지않고, 준다고 하더라도 다음날 방문확인을 한다는 점은 철저한 보안에 안심하게 해준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불미스러운 상황을 최대한 없애기 위한 것일테니까.

여기 치안 꽤 괜찮은 것 같다.

댓글 2개:

  1. 나도 지난 주에 처음으로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운전면허증이라도 찾을 수 있음 정말 좋겄다ㅜㅜ

    암튼 무사히 찾았다니 다행이구만 ~ 인상적인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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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지갑은 어떻게 됐어? 영영 못 찾은 거야?

    다행이라면 지갑을 잊어버린적은 아직 없어. 사실 잊어버릴뻔한 적들은 좀 많았지... -_-;; 독일에서는 카메라 가방 통째로 박물관 화장실에 놓고 그냥 돌아다니다가... 안내방송에서 나 찾는 거 듣고 찾은 적도 있었고... 흠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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