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1

모스크바 Moscow. 2 - 첫인상

모스크바는 꽤나 큰 도시였으며, 다른 여느 유럽도시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특유의 독특한 자문화에 유럽문화에 대한 동경, 그리고 가장 최근으로는 공산주의 시대의 모습이 섞여 만들어진 하나의 새로운 문화공간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전혀 아는 것 없이 모스크바에 내린 나는
모스크바에 대한 첫 인상은 매우 사소한 것들에서 시작했다.
소음이 어마어마 하면서도 매우 지하깊은 곳에 위치한 오래된 지하철은 다른 어느곳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였다. 이는 다목적을 위한 것인 셈인데, 전쟁시, 방공호로 쓰기위해 지하 깊이 만들었댄다.
거대한 건물들은 거의 대부분이 공산주의 시대의 산물이였으나, 현재에도 계속 쓰이고 있으며 심지어는 소련 시대의 국가 상징(공산주의)이 곳곳에 여전히 남아있다. 러시아 인들에게 소련은 그들 역사의 일부로 남아있는 모양이였다. 아무리 사라진 국가라고는 하나, 반감은 없으며- 어쩌면 아련한 기억의 일부로 남아있는지도 모를일이다.
사람들은.... 차갑기는 커녕 무척 외국인에게 호의적이였다. 어쩌면 내가 운이 좋았던 것인가? 동양인에대한 인종차별이 있다는 말에 내심 초조했는데,
모스크바 도착 첫 날, 나는 호텔을 찾아가는 길에 세 번이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그 뒤로도 길을 묻는 일에 최소한 영어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기꺼이 길을 알려주며 먼저 도움이 필요하냐며 물어보기까지! (예쁜 러시아 여자들이 그랬으니 흑심이 아니라, 진짜 친절이였다.)
그러나 모스크바는 관광객들을 끌어모을 만한 도시임에도 관광객 친화적인 곳은 아니였다.
아주 독특한 러시아 알파벳으로만 표기가 되어있다보니... 거기에 관광정보에 대한 표지/표식도 충분하지 않다보니 길 찾기가 매우 힘들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영문 정보는 빈약한 편에 속해서 미리 가이드북을 챙겨온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매우 흥미로우나, 부족한 영문설명들에 개인 여행은 좀 제한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 중국, 한국을 비롯해서 영국, 독일 등 각국에서 단체로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였다.

아무래도 미리 러시아/모스크바에 대한 지식이 충분히 있지 않다면
가이드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인 듯 싶어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일 때문에 왔으니....
학회 시작 전날, 나는 홀로 이러저리 모스크바를 거닐기 시작했었다.
내 첫 방문지는 붉은 광장도 크렘린궁도 아닌, Tretyakov 미술관이였다.
곧 모스크바에 도착할 일본인 동료가 크렘린/붉은 광장을 꼭 방문하고 싶다기에 거기는 함께 가기로 하다보니,
나는 혼자 다니기에 좋은 박물관 혹은 미술관을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탁월했다!


러시아 미술 문외한인 나는
이 미술관 한 곳으로 러시아에 이렇게 뛰어난 화가들이 많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수 많은 저 작품들이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다분히 우리가 러시아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관심도 적어서가 아닐지...??


모스크바 중심 근처를 걸으면서는 진풍경을 뜻하지 않게 마주치는 행운도 있었다.




뭐, 이정도라면....
사랑의 자물쇠 나무 즈음 되는 것인가 싶겠지?


그러나 진풍경은 바로 다음 사진에 보인다.




여기는 ....
단순히 연인들이 아니라,
결혼 한 커플들이 오는 다리였던 모양이였다!

한 작은 다리에서 나는 갓 결혼한 커플을 10커플도 더 봤다.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단체사진도 찍고,
찐한 키스 사진도 찍고..

이 다리에 뭔가 이야기라도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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