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20

키루나의 채운 Iridescent clouds over Kiruna

파스텔톤의 다채로운 색이 구름의 일부분에 나타나는 현상을 채운이라고 한다. 햇빛이 작은 구름입자들 각각에서 반사를 일으키고, 반사된 빛들이 서로 간섭현상을 일으켜 나타나는 색의 다채로운 변화라고만 알고 있다. 채운이라는 현상을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볼 수 있다고는 하는데, 나는 한국에 있던 때 사실 채운을 직접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아무래도 나만 못 본 현상은 아닌모양이다. 자주 볼 수 없는 현상이니, 옛날 아주 옛날 하늘의 기운을 읽는다던 이들이 "채운이 나타나니, 상서로운 일이 일어날 징조"라는 식의 해석을 할 수 있었으리라.

이렇게 이름만 알았지, 몇 번 본 적없는 채운. 이런 채운을 극권인 키루나에서는 종종 볼 수 있다(!). 

극권의 성층권 구름이 채운의 효과를 톡톡히 발휘해서 종종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더불어 극권 성층권 구름이 하늘을 다 뒤덮고 마침 해가 뉘웃뉘웃 져버리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채운이 발생해서 오로라에 버금가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한다 (나는 사진으로만 봤다). 

날씨 좋은 하루였던 오늘, 나는 드디어 작은 규모의 첫 극권 채운을 봤다.

(Iridescent clouds over Kiruna, Sweden)

2022/03/06

키루나에서 오로라 사진찍기 Photographing aurora in Kiruna

= 오로라 사진찍기 두 번째 실전 = 
아래의 사진들은 살짝 긴 노출시간만 준 것으로
그 어떤 필터나 색감 조절등이 전혀 안 된 "날 것"이다.

오늘은 유난히 춥지 않은 밤이었고(영하 10도 근처), 하늘은 맑고, 오로라는 강했다.




(초록색 오로라가 가장 흔하고, 붉은색과 파란색-보라색 오로라도 종종 발견된다고 위키피디아 페이지가 설명하고 있다.
혹시 저 오른쪽 아래 1/4지점도 아주 약간 보라색은 아닐까? 착각인지도 모르겠다.
산소원자들이 붉은 색을, 질소원자이 초록색을 발광하는데, 붉은 색이 더 높은 고도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푸른색-보라색도 질소원자들의 영향이라고 한다.) 





(아주 옅은 구름이 오로라와 나 사이로 끼여들고 있다.)





(키루나 교회와 오로라)





넘실거리며 몇 분 사이로 빠르게 모양과 크기가 변하는 오로라는 어느 순간에는 한 곳에서만 부분적으로 발광하기도 했고, 바로 뒤이어서는 전 하늘을 초록색으로 뒤덮기도 했다. 이런 밤하늘의 조용하고 빠른 변화를 옛 극권의 원주민들은 어떻게 설명했을까? 지금이야 지상뿐 아니라 위성들을 이용해서 관측도 하고 (다른 행성의 오로라도 관측하는 시대), 지구 자기권과 태양풍활동과 관련해서 시뮬레이션까지 이뤄지다보니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지역(aurora oval)의 크기와 형태는 물론 세기까지도 어느정도 예측이가능한 모양이다. 나야 자기권 연구에는 전혀 신경써보지 않았던 터라, 어떤 문제점들이 최근 연구되고 있는지까지는 모른다만.. 분명한 것은 글로만 보던 오로라에 대한 설명보다 오로라를 한 번 보는 것이 오로라에 대한 궁금증을 훨씬 증폭시킬 것만큼은 확실할 것 같다.

오로라를 잘 보기 위해서는 키루나 도시 외곽의 작은 마을들로 나가는 것이 최고다. 허나 차가 없으면 이 밤중에 돌아다닐 수가 없다. 나는 다행히 걸어서 5분 거리인 근처 교회공원 뒷 편이 어두운 편이라서 그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대전 생활 1년

14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2022년 6월부터 대전의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대전에 도착한 한 달 동안은 마치 한국어를 사용하는 어떤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였다.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벌써 1.5년이 지났다. 아직도 나는 대전이 낯설다. 이 낯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