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29

제대로 알고 말해! - 다른 이의 '국가'에 본인이 만든 '고정관념'을 씌우지 말자.

저번 주부터 갑자기 일본의 고양이카페에 가보고 싶어졌었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도 좀 생기는가싶다가 조용해졌었지..아마? (아직도 있나?)
한번도 가본 적이 없기에,
그러면서도 혼자가도 괜찮은 곳이기에
친구에게 물어물어 어디에 있는지, 어느시간에 가면 좋은지까지 알아두었었다.
그리고 가장 가깝지만 작은 고양이카페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큰 고양이카페에 함 가보려고 벼르는 와중....

문득, 흥미로운 것이 생길때 마다, 나에게 같이 가겠냐고 물어봐주던 영국인 친구가 생각났다.
그래서 같이 갈까 싶어져서 메일을 보냈다.
'고양이 좋아해? 고양이 카페에 갈까- 생각중인데, 어때?'

그 친구에게 바로 답메일이 오는 거였다.
'한국인은 정말 다 먹는구나(?!??!)라고, 맨 처음에 생각했었다가,
고양이카페를 검색해본 뒤에야 네가 한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았다'라는 거였다.

얼래.
뭐니.

고양이 카페에 고양이 먹으러(?) 가는 줄 알았나 보다.

그런데 나 좀 심사가 꼬였었다.
왜냐면, 고양이 먹으러 간들, 그게 왜 한국이랑 결부지어지는 건지 알지 못하겠고 (여긴 일본인데?), 내가 채식주의자(영국인 친구)에게 고기 먹으러 가자고 하지는 않을 게 아닌가!
고양이 카페가 뭔지 모르겠다면, 나에게 그냥 그게 뭐냐고 물어봐도 될텐데-그 친구는 사실 '한국=개고기 먹는 나라'라고 인식을 가진 터라(나와 두번째로 만났을 때였던가? '한국은 개고기 먹는다며?'라는 질문을 했던 걸 난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_-), 아무래도 지레짐작을 하던 것 같았다.
그래도 좀 아니꼬왔을 뿐이니까-
장난으로 받아들여서 '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하네~'라며 답장을 보냈었다.

그런데, 그 날 저녁.
나는 페이스북을 들여다보다가, 그 친구에게 완전 심통이 나버리게 되었다.
'한국인의 고양이카페 초대에, 순간적으로 경고음이 울렸다'라고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해놓은게 아닌가?!?!

아니, 뭐야- 진짜. 이게 농담이냐?! 나라의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 한 번 대단하구나!

같은 영국인이든, 유럽이나 일본인같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려고 네가 작정을했구나...!!!!!!!!

나는 완전 기분이 뒤틀려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 친구에게 내가 왜 화났는지는 말해야겠다는 생각에- 왜 이런 글을 썼냐고, 우리나라 식문화에 대해 잘 모르면서 다른 사람들이 얘기해준것을 통해 고정관념 만든 듯 싶어 유감이라고 메세지를 보냈었다.
영국인 친구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영국식의 농담일 뿐이라는 거였다.
그러나 내가 바빠서 답장을 못쓰는 동안, 그 친구는 자신의 포스팅을 지워버렸다.

휴.. 나는 그 친구가 그 포스팅을 지웠다는 것에 마음이 좀 편해진다.

사실 이 친구만 그런게 아니다.
나도 가끔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가끔 실수를 저지른다.
잘 모르면서, 대충 들은 것으로 '저 나라는 다 먹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보니,
상대의 말을 다른 의미로 이해하는 실수 말이다.

댓글 2개:

  1. 헉...저같으면 진짜 마음 심하게 상했을 것 같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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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1. 그렇죠?? 저만 그런게 아닌거죠? ㅠ.ㅠ
      한 스웨덴 친구도 그 페이스북 글보고 '헉-'했다고 공감을 해줘서
      내심 나만 민감한게 아니였어-라고 안도하고 있었는데, 상록수님 글 보니 더욱 안도가... ㅎㅎㅎ.

      헌데, 그 친구에게 크게 감정상하지는 않았어요.
      워낙 단순하게 일들을 받아들이는 듯 하더라구요. 고정관념도 매우 확고하고 -_-;;
      본인 스스로, '영국인들은 비슷하게 생긴 독일인들과 섞여있어도 알아보고 쉬운데, 왜냐면, 어깨를 움추리고 걷고, 신경질적으로(!) 움찔움찔하기때문'이래요. 흠.. 제가 영국인이라면, 이런 표현은 다른 나라 사람에게 하기 싫을 것 같은데;;;;
      어쨌든, 그건 본인이 생각하는 자기 나라니까 상관없지만,
      다른 나라 사람에게 다른 나라 이야기를 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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