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2

후지산 (1)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일본 문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후지산은 일년 내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3,776 m 라는 높은 고도때문에 여름을 제외하고는 눈에 덮여서 위험해지는 까닭에,
7월부터 8월까지가 공식적인 개방기간이기 때문이다.
(공식 개방 기간이 아니더라도, 9월 중순까지 산장이 운영하기도 하지만,
이 기간을 이용하면 모든 산장들과 후지산까지의 대중교통들을 이용할 수 있을 뿐더러, 안전요원들의 가이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산악인을 제외하고는 이 기간을 이용하게 된다.)

찾아보니, 백두산이 약 2,744 m, 한라산 1,947 m, 지리산 1,915m, 설악산이 1,707m라고 하니..
후지산이 높긴 높은 모양이다.
저번 달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경사까지 있어서 후지산을 찾을 방문객들이 많은 것임은 자명했다.



위의 사진은 내가 두 명의 친구들(Sebastian과 Christian이란 스웨덴 학생들. 함께 가려던 또다른 학생인 Liselott은 갑작스런 일로 전 날 취소를 해야했다)과 출발한, 후지산 중턱에 위치한 버스정거장이다.
여기에서부터도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7월-8월의 기간은 학교의 여름방학과도 겹치다보니,
주말이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지경이고, 산장들은 예약이 꽉 들어찰 정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들은 2주 전에 겨우 한 산장의 빈 자리를 예약할 수 있었다.

또다른 놀라운 사실은, 높은 고도에도 불구하고,
후지산에는 일출을 보러 한 밤중에 등산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고,
일본에서는 이러한 일출보기 등산이 유명한 모양이였다.
나는 밤에 잠도 안자고 하는 등산이 과연 재미있을까-라며 의미심장하게 생각했다만....





아, 몰라... 
막상 유명한 것을 안하자니, 궁금해지는 거였다.
'왜...? 이거가 그렇게 유명한거지? 겁나게 좋은건가?'
-_-;;;;


궁금하면, 풀어보는 수 밖에.
다행이라면, 이걸 궁금해하던 다른 친구들과 함께 산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였다.




그리하여, 후지산에 일출보기 등산을 시작했다.
첫 날, 새벽 6시에 일어나서, 9시 40분 신주쿠를 출발하는 후지산행 버스를 탔고,
후지산 중턱 (5th station)에 도착했을 때에는 점심때가 되어있었다.



그곳에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올라갈수록, 더 더 더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거였다.


위 사진에서 지그재그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산행로가 보이는지?

 

저 산행로를 위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다.
이 산행길을 이용하는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우리는 줄지어서-심지어는 기다리며- 천천히 길을 올라야 할 정도였다.
대부분의 이 사람들이 일출을 보러온 셈이였으니..!

아이쿠야.
원래 하룻밤 묶는 산장에서 새벽 1시에 출발해서 4시 반 즈음의 일출을 보려던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밤 10시에 출발하는 것으로...-0-;;;;
산장에서 저녁을 먹자마자 잠을 청해야 할 판이였다.
헌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였다.
초저녁부터이다보니, 자고 싶어도 잘 수가 없는 거였다.
ㅠ.ㅠ
그리하여...
한 숨도 못 잔채로 밤 10시, 겨울 옷을 겹겹으로 껴입고 정상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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