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1

Rijks museaum (라익스 박물관), Armsterdam 암스테르담

한 박물관의 재건축도 아닌, 리노베이션에 10년이 걸렸다면 믿겠는가?
그것을 볼 수 있는 것은 Rijks museum (라이크스 박물관)인데,
무려 10년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작년 여름 드디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 박불관은 렘브란트와 베르메르, 그리고 네덜란드 예술가들의 다수의 그림들을 보유하고 있다보니,
네덜란드 제일의 국립박물관으로도 통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난 10년간, 네덜란드 사람들은 (특히, 어린 아이들은) 자기 나라 최고의 그림들을 못본채로 10년간 지낸 셈이다.
그런 까닭에 지난 여름부터 라이크스  박물관은
문전성시를 이루어서 1시간 이상 기다리는 줄이... 이제 개장한지 반년이 지났는데도
매일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다행이라면 나는 친구덕분에 인터넷예매를 해서, 기다리는 시간을 30분으로 단축해서 입장할 수 있었다!



(박물관은 암스테르담 역과 같은 디자인의 건물이라고한다.
그리고 박물관 앞으로는 실외스케이트 장이 있어서 가족 방문자들에게 무척 큰 인기를 끄는 듯 싶었다.)


 (박물관 내부의 창에서 본 풍경)


(입장 한 뒤, 외투는 박물관에 맡겨두고 기념 사진 한 컷)



박물관 내부의 화려한 장식들이 돋보이는데,
듣자하니, 리노베이션 이전에 박물관 내부의 벽들은 모두 '현대적으로 바꾼다'는 미명하에 페인트로 덧발라져있었다는 거였다(!).
그걸 다 뜯어내고 새롭게 칠하느라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린거라고 하니...!
하하하하... 이전에는 칠로 다 덮어버리고, 지금와서는 다시 다 뜯어냈다는 것이 참 괜히 쓸데없이 바꾼 것 같기도 하고,
시대의 흐름이 얼마나 사람들의 선호도를 바꾸는 가를 잠깐 생각하게 한다.




박물관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유명한 네덜란드 예술가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역시나! 렘브란트를 빼놓을 수 없겠지.
그리고 유명세로인해
사람들로 가장 북적거리던 곳 역시 렘브란트의 그림앞이였다.





나는 렘브란트의 부드러운 명암표현이 어찌나 신기한지 모르겠다.



가까이서 보는 덕분에
렘브란트의 여러가지 다른 부수적인 것들도 볼 수 있었고 (예를 들면, 테이블에 한 또 다른 사인)
그림 옆의 안내서가 무척 자세히 잘 적혀있어서,
그림을 보며 여러가지 시대적인 그리고 그림 자체에 대한 설명들을 숙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무엇보다도 최고의 네덜란드 예술가라면 베르메르다!
그의 진주귀걸이 소녀에 20대 초반에 마음을 빼앗긴뒤, 그의 그림책까지 소장하며 그의 몇 안되는 그림들을 볼 날을 손꼽아 왔는데...
2년 전, 드디어 진주귀걸이 소녀를 보고, 이번에는 4개나 더 볼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가까이에서 보면 보이는 붓터치 자국들,
은은한 조명과
1600년대의 생활모습을 담담한 듯 표현한 그의 그림들은
나에게는 .. 큰 신비로움으로 다가오곤 한다.

그림 뿐만이 아니였다.
국립박물관답게, 라이크스 박물관은 다양한 다른 볼거리들도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17세기 해상무역으로 큰 부를 누렸던 네덜란드이니만큼, 해양에 대한 것이 빠질 수 없음은 자명하다.




아름답기까지한 배의 모형.
그리고 그 주변으로는 해전을 그려낸 역사화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잉크로 그러진 역사화들은 그 섬세한 표현에 깜짝 놀랄정도였다.



대부분의 부유한, 그리고 아름다운 작품들은 가장 번성했던 17세기의 것들이였다.


다양한 나무로 색을 표현한 장식품은,
위의 사진처럼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반짝이는 흰색과 푸른색은 자개가 아닐까 싶었다만, 잘 모르겠다.


부유한 여인들이 자신들을 위해 만들었던 '인형의 집'은 독일의 그것과 전혀 달랐다.
독일에서 본 인형의 집은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이 대를 물려가며 가지고 있었다지만, 네덜란드의 인형의 집은 부유를 축적한 집의 여인들이 그 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 섬세한 구석구석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한 켠에는 뜻밖에도 도서관이 위치해있다.
멋들어진 나선형 계단이 탐나던... 그러나, 계속 드나드는 박물관의 방문객들 때문에 과연 조용히 있는것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던 국립박물관 도서관.

사실, 둘러본 것은 절반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둘러보고나자 사실 기력이 다 했다.


언제까지 라이크스박물관이 붐빌지는 아직 잘 알 수 없으나,
한동안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것임은 분명했다.
10년간의 기다림이 있었으니..!

(듣자하니 리노베이션에 들인 돈이 천문학적인 숫자였지만,
수많은 방문객들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한다.)

댓글 4개:

  1. 굉장하네. 리모델링에 10년이라니... 숭례문은 5년간 복구하고 다시 짓게 생겼는데 ㅋㅋ
    나는 저 도서관이 부럽다 ㅋㅋ 나는 언젠가 도서관을 가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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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0년이라니 대단하지?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지도 몰라.
      숭례문은 5년(!)만에 다 만들어서 깜짝 놀랐다가...
      다 뜯고 새로지어야 할 판이라, 역시나 싶더라.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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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도서관이 상당히 탐나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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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하하하 도서관은 좋아보이기는 하는데...
      관광객들이 계속 사진찍어대는 와중에 저기에 앉아있을 엄두는 안나는 공간이더라구요.
      저 사진 속의 사람도, 도서관에서 '헤드폰'끼고 하던 일 하고 있는 걸 보면
      조용히 있으려고 가는 장소 보다는, 흐뭇한 인테리어(저도 마음에 들어요)와 집중 사진 세례를 즐기는 마음의 여유(? 이건 쫌;;;)가 있다면.. 괜찮을 장소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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